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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50만t 이상은 어렵다 배수진

Posted February. 13, 2007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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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이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상응조치로 북한에 제공할 중유의 양을 결정하는 문제로 초점이 맞춰지면서 막바지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회담의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는 12일 회담을 시작하기 전 오늘이 회담 마지막 날이라고 밝혔다.

힐 차관보 자신이 11일 밤 북한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만나 제시한 대북 제공 에너지 상한선을 북한이 계속 거부할 경우 회담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표현하며 북한을 압박하고 나선 것.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연간 100만 t의 중유 제공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미였다.

반면 한국은 이날 북한이 핵 시설 폐쇄를 넘어서는 핵 불능 등의 비핵화 조치를 취할 경우 연간 50만 t 이상의 중유도 제공할 수 있다며 북한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 시설 폐쇄는 시설 재가동을 위한 정비를 못 하도록 봉쇄하는 것이고, 핵 불능 조치는 핵 시설에서 핵심 부품을 제거하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 회담의 목표는 단순히 핵 시설의 스위치를 내려 가동을 중단시키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날 회담에선 중유 대신 가스나 전력을 북한에 지원하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소식통은 러시아가 북한에 가스나 전력을 공급하고 한국 미국 일본 중국은 러시아에 그 비용을 제공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를 통해 북한에 연간 50만 t의 중유를 8년간 제공했음에도 북한이 핵 폐기를 하지 않은 점 때문에 제네바 합의를 연상시키는 대북 에너지 지원 방식엔 부담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핵 시설 폐쇄에 대한 상응조치로 연간 100만 t의 중유 또는 그에 상응하는 에너지를 제공하라는 요구를 되풀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에너지 요구량이 처음보다 줄어들었지만 받아들이기엔 너무 많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이 최근 한국과 일본 정부에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에 묶인 북한의 자금 2400만 달러 중 1100만 달러를 푸는 게 가능하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12일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달 힐 차관보가 독일 베를린에서 6자회담 북한 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만나 BDA은행의 북한 자금 문제를 협의한 뒤 한국과 일본 정부 측에 가능한 한 빨리 마카오 당국에 1100만 달러가 동결 해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조사 결과를 넘길 것이라고 전달했다는 것.

그러나 한국 정부 당국자는 그런 얘기를 듣지 못했다고 부인했다.

이에 앞서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11일 북-미 베를린 회담에서 미국은 조선(북한)측에 BDA은행과 관련한 금융제재를 30일 내에 해제하는 것을 담보했다고 보도했다.



이명건 서영아 gun43@donga.com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