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버핏 회장의 투자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가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한 2006년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말 현재 포스코 주식 348만6006주(4.0%)를 보유하고 있다.
총 5억7200만 달러를 투자해 지난해 말 현재 평가차익만 7억3500만 달러(약 7000억 원)에 이른다.
정확한 매입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증권업계에서는 평균 매입단가가 약 15만 원임을 감안해 20022003년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버핏 회장의 포스코 지분 보유 사실이 밝혀진 것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한 단일 종목의 시가총액이 7억 달러를 넘어섰기 때문. 투자액이 5억7200만 달러였을 때는 공개 의무가 없었지만 포스코 주가가 오르자 자체 규정에 따라 밝히게 된 것.
금융권 및 산업계에서는 버핏 회장이 포스코 주식을 대량 매입한 데 대해 단순투자인지, 경영 참여 목적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포스코는 외국인 지분이 62.29%(2006년 말 기준)로 적대적 인수합병(M&A) 매물로 거론돼 왔다. 자산가치 대비 주가(PBR)가 1.2배로 저평가돼 있어 기업 사냥꾼들이 호시탐탐 노리는 먹잇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의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 측이 KT&G의 지분을 늘리며 경영권 공격에 나섰을 때도 금융권에서는 포스코를 다음 목표로 지목하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 전문가들은 버핏 회장의 투자 철학을 감안하면 포스코에 대한 경영권 공격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주식이 저평가된 알짜기업의 주식을 장기간 보유해 수익을 올리는 전형적인 가치투자자로 알려져 있다. 지분을 대량 매입했다가 다른 투자자와 연계해 적대적 M&A로 기업 가치를 띄운 뒤 치고 빠지는 식의 행태를 보인 적이 없다는 것.
한국밸류자산운용의 이채원 전무는 버핏 회장은 철강주처럼 경기에 민감한 종목보다는 음식료 업종 중 독점력이 강한 종목에 주로 투자해 왔다면서 이번 투자는 이례적이기는 하지만 주가가 매입 당시보다 2배 이상 올라 추가 매입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날 하락세로 출발한 포스코 주가는 버핏 회장의 주식 매집 소식에 오름세로 돌아서 전날보다 3.12% 상승한 36만4000원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