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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세포 복제배아연구 제한적 허용

Posted March. 24, 200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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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논문조작 파문 이후 중단됐던 체세포 복제배아연구가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23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07년도 제1차 회의를 열고 체세포 복제배아 연구의 제한적 허용안과 한시적 금지안을 놓고 표결한 결과 참석자 13명 가운데 12명의 찬성으로 제한적 허용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줄기세포 연구에 사용하는 난자가 체외수정할 때 수정되지 않아 폐기할 예정이거나 적출 난소(질병 등으로 떼어낸 난소)에서 채취한 잔여 난자일 경우에 한해 복제배아 연구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 위원회는 민간 위촉위원 14명(생명윤리계 7명, 과학계 7명)과 정부 측 당연직 위원 7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표결에 생명윤리계 위원 7명 전원이 불참했다. 한시적 금지안을 주장하고 있는 생명윤리계는 충분한 동물연구(동물 난자에 동물 체세포를 핵이식하는 연구)를 거쳐 유효성을 평가하고, 수정란 배아줄기세포연구를 통해 기초기술을 쌓은 뒤 복제배아연구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위원회 측은 표결을 강행해 과학계의 현실론에 무게를 실어 줬다. 과학계는 황 전 교수 파문으로 국내에서 줄기세포 연구가 1년 이상 전면 중단돼 줄기세포 산업이 후퇴하는 현실을 방치할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줄기세포 연구자들은 제한적이긴 하지만 연구를 허용하는 결론이 난 것을 반기고 있다.

체세포 복제 배아에서 추출하는 배아줄기세포는 인체의 모든 세포로 분화하는 능력이 있어 난치병 치료나 신약 개발 등에 활용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은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국가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번 결정이 외견상 허용이지 실제로는 금지와 다름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난자가 몸 밖에 나와 수정되지 않은 채 살 수 있는 시간은 2, 3일이다. 불임치료에서도 난자 채취 후 수정 확인까지 적어도 하루 이상이 걸린다.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 박세필 교수는 수정에 실패한 난자는 이미 죽어 가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차병원 줄기세포치료연구소 정형민 소장도 난소를 적출할 정도면 심각한 병에 걸렸거나 50, 60대 이상의 폐경기 여성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런 난소에는 난자가 없거나, 난자가 있어도 염색체 이상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영국 스페인 중국 등 4개국이 체세포 복제 배아 연구를 공식 허용하고 있으며 7개 연구기관(미국 3곳, 영국 2곳, 스페인 1곳, 중국 1곳)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정 소장은 이들 나라에서는 난자 기증 과정이나 연구 진행의 투명성 등에 대한 규정을 두고 있지만 연구에 사용될 난자 자체를 규제하지 않는다면서 적법한 절차로 기증 받은 건강한 난자를 연구에 쓸 수 있게 허용해야 실질적인 연구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유종 임소형 pen@donga.com sohy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