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March. 28, 2007 07:34,
213합의는 작은 출발이지만 방향은 옳다고 본다. 지난 5년간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는 구체적으로 한 일이 없을 뿐 아니라 방향 설정도 잘못했다.
대북 핵 협상에는 세 가지 옵션이 있다. 첫째, 부시 행정부는 군사적 공격도 가능하며 북한의 정권 교체도 정책 선택이 될 수 있는 것처럼 행동했지만 이는 거짓 옵션(fake option)에 불과했다.
둘째, 경제 제재가 효과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현실성이 떨어진다. 중국과 한국이 평양 정권의 붕괴가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면 효과는 없다고 봐야 한다. 5년간 부시 행정부의 수사()는 강했지만 정책 탐구는 실패했다.
셋째는 협상이다. 미국이 북-미 관계 개선을 바라는 북한의 뜻을 수용한 데에는 국내 정치, 선거 패배, 이라크 수렁, 이란 핵 등 많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어쨌건 북한 정권의 속성을 고려한다면 부시 행정부가 어렵게 결정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213합의의 구체적 내용을 들여다보면 불능화(disablement)라는 개념도 모호하고 이미 생산한 55kg 안팎의 무기급 플루토늄은 어쩌겠다는 것인지, 우라늄 핵 개발을 위해 파키스탄에서 도입했다는 원심분리기의 행방 등에 대한 언급이 없다. 또 핵 물질의 북한 밖으로의 유출을 막아야 하는데 이를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 등 도처에 불확실 요소가 산재해 있다.
한미 동맹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론 낙관하지만 단기적으론 걱정스럽고(concerned), 중기적으로는 조금 걱정스럽다(a little concerned).
한미 동맹의 미래는 중국의 장래와 밀접히 연관돼 있다. 중국의 책임 있는 성장 혹은 지역 맹주화, 어떤 경우라도 미국은 동아시아에 강력한 동맹이 필요하다. 이런 구조가 북한 변수와 젊은 세대의 반미 감정에도 불구하고 한미 동맹이 탄탄하게 유지될 것임을 예감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