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회장 부자가 주도적으로 폭행

한화그룹 김승연(55) 회장의 보복 폭행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피해자들에 대한 조사 결과 김 회장 부자가 서울 중구 북창동 S클럽 종업원 6명에게 주도적으로 폭력을 휘두른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장희곤 남대문경찰서장은 30일 중간 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지난달 8일 김 회장이 이들 중 4명을 경기 성남시 수정구 상적동 청계산 기슭의 한 공사장으로 끌고 간 뒤 이 중 S클럽 영업이사인 조모 씨의 얼굴, 등, 가슴을 쇠파이프와 손 등으로 수십 차례 때린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회장은 조 씨 등을 상대로 50여 차례에 걸쳐 폭력을 휘둘렀으며, 김 회장의 둘째 아들(22)은 자신을 서울 강남구 청담동 G가라오케에서 때린 윤모 씨를 S클럽에서 손과 발로 얼굴과 정강이를 10여 차례 때렸다.

경찰은 또 피해자들이 지금까지 김 회장 부자와 동행한 경호원들은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진술해 왔으나 30일 새벽 이뤄진 보강 조사에서 처음으로 김 회장의 지시에 따라 경호원들도 폭력을 휘둘렀다는 내용을 진술했다고 밝혔다. 특히 경호원 중 한 사람은 청계산 공사장에서 전기충격기를 꺼내 S클럽 종업원 2명에게 사용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경찰은 김 회장의 죄질이 무겁다고 보고 이르면 2일경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경찰은 피해자들의 진술이 매우 구체적이고 일치해 조금만 보강 수사를 하면 영장을 신청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필요할 경우 김 회장의 자택과 회사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30일 오후 중국에서 귀국하는 대로 경찰에 자진 출두하기로 한 김 회장의 아들은 경찰과의 협의를 거쳐 1일 오전 10시 반까지 경찰에 출석하기로 했다.

임우선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