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아 그만해를 들어야 하나, 여여를 들어야 하나?
지난달 18일 5집 가슴아 그만해를 발표한 3인조 밴드 엠시 더 맥스에게 만만찮은 라이벌이 생겼다. 바로 이들이 불렀던 신곡 여여가 그것. 이 노래는 전 소속사에서 녹음한 뒤 발표하지 않은 곡. 그런데 소속사를 옮긴 뒤 새 앨범을 내자 전 소속사에서 베스트 음반 커튼 콜을 내면서 여여를 타이틀곡으로 3일 내놓을 예정인 것이다.
가슴아 그만해로 한창 활동하는 엠시 더 맥스에게도, 팬들에게도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음반 시장에도 이들의 새 음반과 베스트 음반이 경쟁을 하게 됐다.
엠시 더 맥스의 새 소속사인 비타민 엔터테인먼트 하옥성 실장은 베스트 앨범에 신경을 쓰지는 않으나 현 소속사와 상의 없이 앨범을 발표한 것이라며 난감해했다. 전 소속사 유앤아이의 관계자는 6년간의 활동을 정리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베스트 음반은 활동의 중간 정리이자 팬 서비스 격인 음반. 가수들도 정규 음반으로 꼽지 않고 기획사에서도 마케팅 차원에서 내놓는 경우가 많다.
베스트 음반이 소속사 간 분쟁의 불씨가 된 게 엠시 더 맥스뿐 아니다. 지난해 4집을 발표한 혼성 댄스그룹 거북이도 신곡 비행기로 인기를 얻고 후속곡을 발표할 무렵 전 소속사에서 신곡 두 곡을 실은 베스트 음반을 발표했다. 현 소속사인 채영곤 실장은 후속곡 활동을 하는 도중 베스트 음반에 실린 다른 곡이 반응을 얻어 주위에서 어리둥절해했다고 말했다. 가수 이수영도 새 음반(7집)을 발표하기 직전 전 소속사에서 베스트 음반 격인 이수영 스페셜 2005를 발표하는 바람에 7집 발매를 3개월이나 늦추기도 했다.
베스트 음반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법적 문제는 따지기 어렵다. 음원에 대한 권리는 소속 기획사의 것이므로 베스트 음반 제작을 가수가 말릴 순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독 소속사를 옮기는 가수들에게만 이런 논란이 벌어지는 이유는 뭘까? 한 관계자는 새로 둥지를 튼 가수들이 새 음반을 발표하는 시기에 맞춰 전 소속사가 베스트 음반을 발표하는 것은 맞불 작전이자 훼방 작전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음악 평론가 성우진 씨는 음반이 목적이 아닌 인기 편승이나 방해를 위한 베스트 음반은 품질 면에서도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