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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다 어그러졌다

Posted May. 10, 2007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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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9일 당내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첨예하게 맞서는 경선규정 논란을 매듭짓기 위해 선거인단을 늘리고 민심 반영비율을 높이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수용 불가 태도를 표명해 한나라당 경선구도 및 대선정국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혼란에 빠져들 조짐이다.

당내에서는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경선 자체가 무산되면서 분당()으로 치닫는 게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현 당헌대로 6월-4만명 투표으로 경선을 치를지 모른다는 전망도 나온다.

강 대표는 이날 서울 강서구 염창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인단 수를 현 20만명에서 유권자 총수의 0.5%인 23만1652명으로 확대하겠다며 (선거인단에서 30% 차지하는) 국민투표율이 3분의 2(67%)에 못 미치면 이를 3분의 2로 간주해 여론조사 반영 비율의 가중치 산정에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3월 한나라당 경선준비위가 마련한 경선규정에 따르면 경선 선거인단은 대의원 20%(4만명), 당원 30%(6만명), 국민 30%(6만명), 여론조사 20%(4만명)으로 구성되며, 여론조사는 대의원, 당원, 국민 투표율의 종합 평균치를 적용해 반영 비율을 산정한다.

강 대표는 이와 함께 투표소를 시군구 단위로 확대하고 권역별 순회투표 대신 하루 동시투표를 해 국민 참여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중재안을 내주 중 상임 전국위원회에 안건으로 올려 통과시키겠다며 (두 대선주자가)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는 대전 방문 중 기자들에게 첫째 기본 원칙이 무너졌고, 둘째 당헌당규가 무너졌으며, 셋째 민주주의의 기본원칙도 무너졌다면서 여러분이 생각해봐라. 그걸 받아들여야 하는지. 다 어그러졌다. 기가 막히다며 중재안 거부 방침을 시사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참모진에 중재안을) 분석해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 측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미흡하다는 분위기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측은 경준위에서 합의한 방식대로 경선을 치르자고 주장해 왔으나 이 전 시장 측은 여론조사 반영방식은 최종 결정되지 않았다. 민심 반영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반박해왔다.



이종훈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