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 15, 16대 대통령선거 당선자의 전국 평균 득표율과 가장 비슷한 투표 성향을 나타낸 지역은 시군구 중에선 충북 괴산군, 읍면동 중에선 서울 강서구 발산2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는 역대 대선의 지역별 표심()을 알아보기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시군구와 읍면동의 개표 결과를 제공받아 지리정보시스템(GIS)과 컴퓨터활용보도(CAR) 기법을 활용해 2개월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1992년 14대 대선에서 전국 평균 득표율 42%로 당선한 김영삼(민주자유당) 전 대통령은 괴산군에서 42.9%를 득표했다. 김대중(국민회의) 전 대통령은 1997년 15대 대선에서 전국 평균 40.3%를 얻었는데 괴산군에서는 40.8%의 지지를 받았다. 2002년 16대 대선에서 노무현(민주당) 대통령의 전국 득표율은 48.9%, 괴산군 득표율은 52.9%였다.
이들 대통령의 전국 평균 득표율과 괴산군 득표율의 차는 14대 0.9%포인트, 15대 0.5%포인트, 16대 4%포인트로 평균 1.8%포인트였다.
발산2동은 대선 당선자의 전국 득표율과 이 지역 득표율의 차가 14대 0.09%포인트, 15대 0.25%포인트, 16대 0.49%포인트에 불과했다.
그러나 시군구에 비해 인구가 적고, 전출입이 많아 발산2동 지역을 전국에서 표심을 가장 정확히 반영하는 바로미터로 보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국 244개 시군구 중 3번의 대선 당선자가 모두 1위를 차지한 시군구는 46곳이었다. 이 중 충청권(충남 11곳, 충북 7곳, 대전 5곳)이 절반을 차지했으며 이어 경기(14곳), 서울(4곳), 인천(2곳) 등 수도권과 제주(3곳)가 뒤를 이었다.
반면 영호남에선 세 차례 대선의 당선자가 모두 1위를 차지한 시군구는 한 군데도 없었다. 이는 후보의 출신 지역 등에 따라 영호남 지역 대선 표심의 쏠림 현상이 나타났음을 보여 준다.
전국 시군구 중 1, 2위 후보의 득표 차가 가장 적은 격전지는 서울 용산구로 나타났다. 용산구의 1, 2위 득표 차는 14대 1.6%포인트, 15대 0.4%포인트, 16대 0.1%포인트로 평균 0.7%포인트였다.
읍면동 중에선 서울 구로구 오류2동이 1, 2위 간 차가 14대 0.7%포인트, 15대 0.9%포인트, 16대 0%포인트로 평균 차가 0.5%포인트에 불과했다.
이번 분석을 통해 충청권이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수치로 확인됐다. 14대 때는 38개 충청권 시군구 중 35곳에서 김영삼 당선자가 1위였고 15, 16대 때는 32개 시군구 중 각각 27곳, 29곳에서 김대중, 노무현 당선자가 1위를 차지했다. 충청권의 시군구 중에서 많은 지역을 차지한 후보가 매번 대통령으로 당선된 셈이다.
선거 전문가들은 바람을 타는 선거 풍토와 지역 개발에 따른 주민들의 잦은 이동 등을 고려할 때 올해 대선 결과를 섣불리 예측할 순 없지만 3번 연속 1위 후보의 득표율과 비슷한 투표 성향을 보인 지역들이 올 12월 대선에서도 바로미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에선 GIS를 활용한 선거 보도가 보편화돼 있으나 국내에서 전국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GIS 선거 보도를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본보는 분석의 정확성을 꾀하기 위해 GIS 보도 전문가인 최영재(한림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와 이민규(중앙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의 도움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