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탱크 별 중의 별이 되다

Posted June. 05, 2007 04:57,   

ENGLISH

탱크 최경주(37나이키골프)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시즌 첫 승을 올렸다. 지난해 10월 말 크라이슬러챔피언십 이후 7개월여 만의 우승이자 통산 5번째 정상.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비롯해 어니 엘스(남아공), 비제이 싱(피지), 애덤 스콧(호주) 등 세계 랭킹 50위내 톱스타들이 총출동한 메이저급 대회라 더 값진 우승이었다.

4일 미국 오하이오 주 더블린 뮤어필드빌리지GC(파72)에서 열린 메모리얼토너먼트 최종 4라운드. 최경주는 버디 8개와 보기 1개를 묶어 7언더파 65타를 몰아쳐 4라운드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4R 퍼팅 24개 대역전 드라마

선두에 5타나 뒤진 공동 7위로 3라운드를 마쳤을 때까지만 해도 최경주의 우승을 누구도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4라운드 1번홀(파4)과 3번홀(파4)에서 버디를 뽑아낸 최경주는 6번홀부터 4홀 연속 줄 버디를 기록하며 순식간에 리더보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쫓기는 신세가 된 최경주가 탱크 뚝심을 보여 준 것은 마지막 세 홀. 그는 16번홀(파3) 티샷과 18번홀(파4) 세컨드샷을 벙커에 빠뜨렸고 17번홀(파4)에서는 세컨드샷이 관중석으로 갔지만 정확한 어프로치와 퍼팅으로 파 세이브에 성공해 우승을 지켰다. 이날 최경주의 퍼팅은 24개로 홀당 평균 1.45개에 불과했고 드라이버샷 평균 거리는 292야드에 이르러 전날까지의 평균 278.3야드를 훌쩍 넘겼다.

골프 황제와 맞대결에서 이겨

2002년 컴팩클래식에서 정상에 오르며 PGA투어 첫 승을 신고한 최경주는 지난해 크라이슬러챔피언십까지 4번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하나같이 골프 황제 우즈가 참가한 대회는 아니었다. 대회를 골라 출전하기로 유명한 우즈가 참가하기에는 대회의 격이 떨어졌기 때문. 하지만 이 대회는 다르다. 우즈는 아버지 얼 우즈가 사망한 직후 열렸던 지난해만 빼놓고 데뷔 후 매년 참가했다.

메모리얼토너먼트는 살아있는 전설 잭 니클로스가 1976년 창설한 대회. 매년 최정예 선수 105명만 초청한다. 니클로스 자신이 1977년, 1984년 정상에 올랐고, 우즈는 1999년부터 3년 연속 우승컵을 안았다. 상위 랭커들이 대거 출전하는 만큼 마스터스, US오픈, 브리티시오픈, PGA챔피언십 등 4대 메이저 대회에 버금가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 지난해까지 7번 출전한 최경주는 2004년 5위, 2005년 공동 8위 등 두 차례 톱10에 올랐다.

명실상부한 특급 스타 반열에

PGA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기 위한 조건 중 하나는 투어 10승. 최경주는 통산 5승으로 이제 반환점을 돈 상태이지만 이번 대회에서 보여 준 기량만 계속 발휘할 수 있다면 남은 5승을 채우기가 그리 어려워 보이지는 않는다.

최경주는 이 대회 우승으로 1999년 미국 진출 이후 가장 많은 108만 달러의 우승 상금을 거머쥐었다. 지난달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시즌 상금 100만 달러를 돌파했던 그는 상금 랭킹 38위에서 일약 8위(216만2629달러)까지 뛰어 올랐다. 우승 여세를 몰아 14일부터 열리는 US오픈에서 최경주가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최경주의 초청료도 세계 최정상급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우즈, 엘스, 싱 등 빅3는 이날 나란히 9언더파 279타를 쳐 공동 15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승건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