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결코 빈말을 하지 않는다=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25일 625전쟁 57주년을 맞아 민족의 머리 위에 전쟁의 참화를 들씌울 NLL의 진상을 논한다는 제목의 군사논평에서 (다시 서해상에서 무장충돌이 일어난다면) 지난 시기(2002년)의 서해교전과는 대비할 수 없는 싸움이 될 것이며 지상과 공중을 포함한 전면전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북한 해군사령부는 21일 남측의 영해침범을 경고한 뒤 남조선 당국은 우리의 인내가 정의의 분노로 폭발되고 거듭되는 경고가 단호한 행동으로 넘어가는 경우 역사와 민족 앞에 그 모든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결코 빈말을 하지 않는다고 위협했다.
북한 군부의 이 같은 주장은 북한이 남북장관급 회담을 통해 요구하고 있는 이른바 근본문제와 맥이 닿아 있다.
북한은 2005년 9월 제16차 장관급회담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NLL 재획정 등 법적, 제도적 장벽의 철폐를 주장한 이래 점차 요구의 강도를 높여 오고 있다.
제21차 장관급 회담(5월 29일6월 1일)에서는 근본 문제의 해결 없이는 북남관계 발전이 근본적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26일 (해상경계선 문제는)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에 원칙적으로 합의가 돼 있으며 (향후 재획정 논의가 필요하다면) 그 틀 속에서 진행돼야 한다며 장관급 회담에서 지속적으로 협의, 논의할 과제라고 말했다.
북한 군부가 노리는 것=북한의 주장엔 다양한 정치적 군사적 저의가 깔린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우선 중국어선의 NLL 침범 방지와 꽃게잡이 어선의 보호를 빌미로 NLL의 무력화를 노린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북한이 자신들의 12해리 영해 주장을 기정사실화하려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NLL이기 때문.
또 NLL 해역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켜 분쟁지역으로 만든 뒤 남한이나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는 데 활용하거나 협상카드로 사용하려는 포석도 깔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남북 교류가 활발해짐에 따라 이완될 수 있는 내부 체제의 결속력을 다지고 남북 관계의 진전에 불만을 가진 강경 군부세력을 무마하려는 정치적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이와 함께 우리 군의 대응태세와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을 떠보기 위한 의도적인 도발이라는 게 군 당국의 판단이다.
군 관계자는 최근 북한이 서해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한 것도 NLL 일대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술책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는 26일 내놓은 NLL에 관한 입장이라는 책자에서 NLL은 1953년 8월 유엔사령관이 설정했지만 당시 해군력이 미미하던 북한에는 더없이 고마운 선()이었다며 북측은 이후 20여 년 동안 NLL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