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1요미우리)이 마침내 일본 통산 100호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달 20일 롯데와의 인터리그 경기에서 시즌 14호이자 일본 통산 99홈런을 친 뒤 11일 만에 맛보는 짜릿한 홈런.
1일 일본프로야구 히로시마와의 원정경기. 이승엽은 1-0으로 앞선 2회 무사 1루에서 6번 타자로 나와 상대 왼손 선발 아오키 다카히로의 초구를 잡아 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0m짜리 투런 홈런을 때렸다.
일본 진출 후 3년 6개월, 432경기 만에 100번째 홈런을 친 이승엽은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 워런 크로마티(356경기), 잭 하월(405경기)에 이어 요미우리 사상 세 번째로 빨리 100홈런 고지를 밟았다. 이승엽의 라이벌 타이론 우즈(주니치)는 321경기 만에 일본 통산 100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승엽의 한일 통산 홈런으로는 424개째.
100개의 홈런 가운데는 솔로 홈런이 58개로 가장 많았고 2점 홈런이 30개, 3점 홈런이 12개다. 왼손 타자답게 오른쪽 담장을 넘긴 것이 59개나 됐다. 가운데는 18개, 왼쪽 담장은 23개. 홈구장인 도쿄돔에서 가장 많은 32개를 터뜨렸다.
2003년 국내 프로야구 삼성에서 56개의 홈런을 터뜨려 일본의 영웅 오 사다하루 소프트뱅크 감독이 갖고 있던 아시아 단일 시즌 최다 홈런(55개) 기록을 갈아 치웠던 이승엽은 이듬해 지바 롯데 유니폼을 입고 일본 무대에 진출했다.
생애 첫 2군행 등 힘든 적응기를 거치며 첫해 기록한 홈런은 14개. 2005년 30개의 대포를 터뜨려 홈런 타자로서의 이미지를 굳힌 이승엽은 지난해 연봉 삭감을 감수한 채 팀을 옮긴 뒤 41홈런, 타율 0.323이라는 빼어난 성적으로 제70대 요미우리 4번 타자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이날 5타수 3안타 3타점 1득점으로 활약한 이승엽은 타율을 0.251에서 0.257로 끌어올렸다. 요미우리는 9회 5점을 뽑아내며 9-6으로 역전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