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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납치범들은 세계인의 소리를 들으라

[사설] 납치범들은 세계인의 소리를 들으라

Posted July. 28, 2007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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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 인질로 억류돼있는 22명의 한국인 중 한 사람인 임현주 씨가 그제 미국 CBS 방송을 통해 제발 구해달라고 호소했다. 우리 모두 아프고 끔찍한 지경이라는 그의 말 속에 생사의 기로에 서있는 그들의 고통과 공포가 절절이 담겨있다. 가족들은 물론 온 국민의 가슴도 찢어질 듯 아프다.

여성인 임 씨를 골라 인터뷰를 허용한 납치범들의 의도는 쉽게 짐작이 간다.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려는 비열한 작태다. 무고한 우리 국민을 납치해 한 명을 살해하고서도 아무런 죄의식 없이 협박의 수위를 높여가는 저들이 가증스럽다. 인질들이 모두 풀려날 때까지 희망을 포기해서는 안 되겠지만 과연 저들을 설복시킬 수 있을지 불안이 가중되는 것도 사실이다.

오늘로 피랍 10일째다. 납치범들은 사막과 산악지대로 인질을 끌고 다닌다고 한다. 40도가 넘는 폭염 속에 음식물인들 제대로 주어지겠는가. 인간 이하의 대우를 받으며 죽음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극도의 공포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동원 가능한 모든 방법을 다 활용해 그들을 데려와야 한다. 아프간 정부건, 미국 정부건 힘을 보탤 수 있는 모든 나라의 협조를 구해야 한다.

다행히 인질 석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지구촌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범행 발생 지역인 아프간 가즈니 주에선 주민 1000여명이 목숨을 걸고 한국인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국제 온라인 사회운동 조직 아바즈닷오그(www.avaaz.org)는 석방 호소 서명운동을 시작해 27일 현재 4만5615명이 동참했다. 대부분 외국인인 한국의 이슬람중앙회 신도들도 어제 정기예배에서 간절하게 석방을 기원했다. 관용이 이슬람의 정신임을 새삼 확인한다.

납치범들도 인간이라면 세계인들의 호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를 외면하고 인질에 위해를 가한다면 제 무덤을 파는 꼴이 될 것이다. 납치범들의 마음을 녹일 수 있도록 세계인들이 뜨거운 마음을 모아주기를 간곡히 호소한다. 전 세계의 16억 무슬림들부터 인간이기를 포기하려는 이슬람 형제들의 만행을 저지하는데 힘을 모아주기를 간곡히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