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 세력에 억류된 한국인 인질 21명 가운데 건강이 좋지 않은 여성 인질 2명이 먼저 풀려나게 됐다. 지난달 19일 피랍된 지 24일 만이다.
물라 사비르 가즈니 주 탈레반 사령관은 12일 본보 통신원 아미눌라 칸(가명) 씨와의 통화에서 오늘 오후(현지 시간) 아픈 여성 인질 2명을 석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탈레반 측 대변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도 AP, DPA통신 등 외신을 통해 탈레반 지도부가 한국 측과의 대면 협상 결과에 만족해 몸이 아픈 여성 인질 2명을 우선 풀어 주기로 했다며 석방 시기는 오늘(12일)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는 가즈니 주 적신월사 관계자를 인용해 오늘 오후 3시(한국 시간 오후 7시 반) 경 석방될 가능성이 70%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먼저 석방될 여성 2명이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앞서 아마디는 11일 외신을 통해 탈레반 지도자 위원회가 선의의 표시(gesture of goodwill)로 아픈 여성 인질 2명을 조건 없이 석방했다고 말했다가 12일 오전에는 아직 풀려난 것은 아니다고 말을 바꿔 한때 혼선을 빚기도 했다.
한국 정부와 탈레반 협상단은 12일 오전 10시(한국 시간 오후 3시) 가즈니 주의 주도 가즈니 시 적신월사 사무실에서 사흘째 협상을 재개했다고 연합뉴스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날 협상에서는 이미 석방이 결정된 여성 인질 2명의 신병 인도 절차와 나머지 인질 석방 문제가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협상단 대표 4명과 탈레반 측 대표 2명은 10일 오후와 11일 오전 두 차례 협상을 벌였다. 탈레반 측은 남은 인질 19명의 석방 조건으로 탈레반 죄수를 풀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국제적십자사는 이날 보도 자료에서 아프간 내에서의 교전 당사자를 포함해 (한국인 피랍 사태의) 모든 관계자가 이번 협상에 동의하고 안전을 보장해 주었다고 밝혀 미국이 이번 한국 정부와 탈레반 측 대면 협상에 개입했음을 시사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도 10일 열린 첫 대면 협상에 미군 관계자가 배석했다고 1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가즈니 주 간부의 말을 인용해 탈레반 측이 이 협상에서 바그람 미군 공군기지에 수용된 탈레반 죄수 3, 4명의 석방을 요구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