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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랍 19명 전원 석방 합의설 정부 확인된 바 없다

피랍 19명 전원 석방 합의설 정부 확인된 바 없다

Posted August. 27, 2007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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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에 억류돼 있는 한국인 인질 19명이 전원 풀려날 것이라고 현지 통신사인 아프간이슬라믹프레스(AIP)가 25일 보도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AIP는 이날 믿을 만한 소식통에게 들었다며 탈레반과 한국 당국자들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중재로 한국인 인질 19명의 석방에 합의했다면서 한국과 사우디 당국자들이 내일(26일) 가즈니에서 합의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AIP는 이어 합의에 따라 한국군이 아프간에서 몇 주일 내에 철군하고 기독교를 전파하기 위해 아프간에 와 있는 한국인들도 돌아갈 것이며 탈레반이 이에 대한 대가로 인질들을 풀어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 관계자는 26일 탈레반과 접촉을 계속 유지하면서 여러 경로를 통해 피랍자 석방을 위해 애쓰고 있지만 아직 합의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AIP가 이날 있을 것이라고 보도한 인질 석방에 관한 공식 발표도 없었다.

아프간 가즈니 주의 탈레반 사령관 물라 사비르도 이날 본보 현지 통신원 아미눌라 칸(가명) 씨와의 통화에서 (AIP가 보도한 내용과 같은) 결정은 아직 전혀 없다고 말했다.

탈레반 대변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도 이날 AFP와의 통화에서 AIP 보도 내용을 부인한 뒤 새로운 것은 없으며 한국 측과의 대화는 전화로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AIP의 보도에 환호했던 인질 가족들은 정부가 부인하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20여 명의 가족들은 이날 경기 성남시 분당구 피랍자 가족모임 사무실에 모여 관련 보도를 함께 지켜본 뒤 정부가 부인하긴 했지만 협상이 잘 되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일 수도 있다며 희망을 잃지 않았다.

한편 가즈니 주 탈레반 지휘관 압둘라 잔은 25일 교도통신과의 전화 통화에서 탈레반 지도자위원회가 한국인 인질에 대해 조만간 결단을 내리고 이를 발표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아사히신문은 26일 인터넷판에서 인질 석방 교섭에 참여한 아프간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탈레반이 인질 1명당 10만 달러의 몸값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아사히는 탈레반이 몸값을 통한 해결로 전술을 전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중동을 방문 중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26일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 사우디 국왕을 예방하고 노무현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노 대통령은 친서에서 사우디가 이번 피랍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