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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가 세계경제 녹일수도

Posted October. 10, 2007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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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가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전 세계적으로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기후 변화가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정도로 영향력이 커졌다는 얘기다. 특히 한국은 기후 변화와 관련된 환경 피해(Damage)에 가장 많이 노출된 국가로 꼽혀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미국계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의 엘가 바트시 유럽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9일 내놓은 보고서 기후 변화 경제학 입문서를 통해 기후 변화는 공산주의 몰락이나 인터넷 혁명에 비견될 정도로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기후 변화, 경제에도 막대한 영향

모건스탠리는 이 보고서에서 기후 변화에 대한 우려가 세계 각국의 보호주의 정책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주요 선진국이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각종 환경 규제를 강화하면 개발도상국이나 다른 선진국의 수출이 어려워진다고 내다봤다. 또 수출이 둔화된 개도국이나 다른 선진국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무역 장벽을 높이게 돼 국제 무역 위축에 따른 상품 가격 상승이 불가피해진다. 이 과정에서 세계 각국의 생산도 줄어들어 불황 속에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

특히 기후 변화가 몰고 오는 자연재해나 질병은 정부나 기업의 재정 상태가 열악한 나라에 상대적으로 큰 부담을 주는 만큼 개도국에서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모건스탠리는 내다봤다.

기후 변화는 국제 금융 시장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모건스탠리는 예상했다. 기후 변화에 적응할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를 이끌 펀드가 나와 세계 금융 시장의 큰손이 될 것이라는 것.

또 기후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국가의 통화()는 금융시장에서 약세를 면치 못해 외환시장에 변화를 몰고 올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이 보고서는 특히 기후 변화로 인해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을 자원은 공기가 아니라 물의 질()과 이용 가능한 물의 양()이라고 강조했다.

개도국이 기후 변화에 더 취약해

모건스탠리는 미국 일본 등 10개 선진국과 한국 중국 등 15개 개도국 등 총 25개국을 대상으로 천연자원 부존량 과거와 현재의 오염 수준 환경 정책 환경 개선 능력 등 76개 항목을 조사해 만든 환경 지속성 지수(ESIEnvironmental Sustainability Index)와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했다.

ESI조사를 통해 기후 변화에 따른 자연재해나 질병 발생에 가장 취약한 국가로 한국이 꼽혔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릴 정도로 산업 활동이 활발한 중국 옆에 위치한 데다 인구밀도가 높아 환경 재앙의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감안된 결과다.

하지만 모건스탠리는 한국이 파키스탄이나 중국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비해 국민 건강관리나 환경오염 방지 대책 등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높아 실질적인 타격을 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국 다음으로는 파키스탄 중국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순으로 개도국일수록 기후 변화에 따른 환경 피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온실가스로 인해 피해가 가장 큰 국가는 우크라이나가 뽑혔다. 이어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순으로 석유 같은 천연자원이 풍부한 개도국이 온실가스에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나라는 천연자원 가격이 낮아 산업구조가 에너지 효율성이 떨어져 기후 변화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유럽-일본은 경제적 기회 잡을 수도

모건스탠리는 ESI와 온실가스 배출량을 종합해서 분석한 결과 우크라이나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중국 이란을 기후 변화에 따른 경제적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국가로 꼽았다. 천연자원이 풍부한 개도국인 이들 나라는 현재 자원개발과 공해를 유발하는 산업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기후 변화에 따른 자연재해와 질병 발생 위험이 급증하고 있다.

천연자원이 풍부한 미국과 호주, 공해가 심한 러시아와 중국에 각각 인접한 폴란드와 한국도 기후 변화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는 만큼 경제적 타격이 어느 정도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와 일본은 유연한 생산방식과 환경 관련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이 뛰어나 기후 변화에 따른 환경 피해에 노출될 가능성도 낮고 대처 능력도 뛰어나 기후 변화에 따른 수혜자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관련 기술을 팔 수 있는 것은 물론 기후 변화가 주도할 향후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