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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면접 같은 KAIST입시

Posted October. 17, 2007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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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사회에 대해 다른 응시생들과 토론해 보십시오.

인터넷 게임 중독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방안을 무엇일까요.

신정아, 변양균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지난달 14일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창의 학습관에서 치러진 학생선발 면접시험에서 부산의 한국과학영재학교 3학년 응시생 130여 명에게 던져진 질문들이다.

KAIST에 지원한 이들 학생들은 이날 그룹토의(50분)와 개인면접(20분), 개인과제 발표(5분) 등 3단계로 75분간 면접시험을 봤다.

이처럼 학생들이 대기업 면접시험을 방불케 하는 면접을 치르게 된 이유는 KAIST가 올해부터 인성위주 전형으로 면접방식을 대폭 바꿨기 때문이다.

창의적 인재 뽑기 위한 전형방식

서남표 총장은 올해 4월 2008학년도부터 학생선발 때 창의적인 인재를 뽑기 위해 인성위주 전형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서 총장은 이와 관련해 20년 뒤 한국을 먹여 살릴 창의성 있는 인재 확보와 입시에 따른 성적 위주의 고교교육 개선을 위해 꼭 필요한 제도라고 강조해왔다.

14일 치러진 면접시험은 이처럼 바뀐 전형방식을 일부 응시생을 대상으로 처음 적용한 것. 지난해까지 이 대학의 면접은 간단한 인성평가와 수학, 과학문제를 풀고 설명하는 전문성 평가 두 가지 뿐이었으며 인성평가에서는 탈락자가 없었다.

한국과학영재학교 출신을 제외한 나머지 응시생 1400여 명도 25일부터 3일간 같은 방식으로 면접시험 등을 치르게 된다.

이번 면접에 참가한 응시생들은 개인면접 외에도 면접관이 제시한 여러 토론주제 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해 토의한 뒤 결과를 발표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창의성을 시험받았다.

이번에 면접을 치른 응시생 김모(18) 군은 개인과제 발표에서 홈쇼핑 쇼 호스트를 연출해 학원을 안다닌 유기농 제품이라는 컨셉트로 자신을 설명했다며 세계적 과학자가 되려면 다른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연구하고, 연구결과를 효과적으로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토론 방식의 면접도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어떻게 달라졌나

KAIST 측은 이번 면접에서 수학 능력을 보는 탐구역량 사회에서 성공 가능성을 보는 대인역량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지 보는 내적역량 등 크게 3가지로 응시생들의 능력을 평가했다.

우산 100% 영어로 진행되는 학부강의를 소화할 수 있는지 보기 위해 개인면접에서는 3분 간 영어로 자신을 소개해야 한다. 개인과제 발표 때에는 연구발표, 연극, 노래 등으로 창의력과 영재성을 표현하도록 했다.

KAIST 관계자는 선입견을 막기 위해 면접관에게는 응시생의 성적이 제외된 자기소개서 등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KAIST의 달라진 입시방식은 과학고 등의 교육체제에도 변화를 불어올 전망이다.

대전과학고의 고관홍 입시담당 교사는 입시에 대비해 수업을 토론 방식으로, 모의 토론도 하고 있다며 KAIST에 이 제도가 정착되면 과학고 역시 학생을 선발하는 방식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명훈 이기진 mhjee@donga.com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