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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락 DJ납치 하고 싶어 하는 일 아니다

Posted October. 25, 2007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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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1월 출범한 과거사위는 이날 조사결과 발표를 끝으로 DJ 납치사건 KAL 858기 폭파사건 인민혁명당(인혁당) 및 전국민주청년학생연맹 (민청학련) 사건 동백림 간첩단 사건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 실종 사건 부일장학회 강제 헌납 및 경향신문 강제매각 사건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 등 7대 의혹 사건 조사를 마무리하고 활동을 마감했다.

발표 내용=과거사위는 박 전 대통령이 DJ 납치사건을 지시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직접 증거는 찾지 못했지만 관련자들의 증언과 정황 등을 종합해 보면 박 전 대통령이 직간접적으로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과거사위는 박 전 대통령이 사건 직후 관련자들을 처벌하지 않은 점 김종필 당시 국무총리를 일본으로 보내 사건을 수습하도록 한 점 이후락 당시 중정부장이 중정 관계자에게 나도 (DJ 납치를) 하고 싶어 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한 사실 등을 근거로 들었다.

과거사위는 당시 중정이 DJ 납치 계획을 담은 KT공작계획서가 작성된 사실을 확인해 이 사건을 중정이 주도했음을 밝혀냈다.

과거사위는 일본 정부가 당시 한국 공권력의 개입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었는데도 한국의 요구에 따라 외교적으로 사건을 끝내는데 협조했다며 한일 양국 모두 사건 진상 은폐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과거사위는 그러나 KAL 858기 폭파사건의 경우 주범으로 지목된 김현희 씨에게 10여 차례 면담을 요청했지만 김 씨의 거부로 조사를 못해 안기부의 개입 여부나 김 씨의 행적, 이 사건의 정치적 이용 여부 등 의혹을 풀지 못한 채 북한 공작원이 저지른 사건이라는 것만 확인한 채 조사를 끝냈다고 밝혔다.

관련자들 반응=DJ측 최경환 공보비서관은 과거사위 발표에 대해 앞으로 진실이 완전히 밝혀질 때까지 기다리고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비서관은 이날 논평에서 과거사위가 성의를 갖고 진상규명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한 것은 평가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범행지시나 살해 목적 등을 인정할만한 사실을 밝혀내고서도 그 결론에서 우유부단한 입장을 보인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과거사위 발표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 주변 인사들은 추측에 따른 역사왜곡이라며 반발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과거에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은 불행하고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도 (과거사위) 발표 내용 하나하나에 청와대가 지금 논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DJ 납치사건은 한국이 일본 국내에서 공권력을 행사해 주권을 침해한 매우 유감스러운 사건이라며 한국 정부의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