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이 민주당과의 합당 선언 하루만에 재협상을 요구하고 나서 진통이 예상된다.
대통합민주신당 오충일 대표는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도중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 (합당을 선언한) 4인 회동 결과를 통합의 정치적 선언으로 받아들이고 지지한다면서 그러나 통합의 조건에 대해서는 통합협상위원회를 구성해 다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이미 합의한 부분을 다시 논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논의해야할 것은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범 민주세력 통합으로 가는 중에 민주당하고 먼저 (합의가) 된 것이다. 논의할 부분은 민주당도 있고,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 쪽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대통합민주신당 고위관계자는 합당은 동의하지만 합의한 조건은 다시 논의하자는 말이라며 사실상 원점에서 재협상을 한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 박상천 대표는 이날 오후 지역 선거대책위원장들과의 간담회에서 4인 합의문에 명시된 원칙에 대한 수정은 불가하다. 협상이 깨질 때는 단독으로 대선을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양 당은 12일 오전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오충일 대표, 민주당 이인제 후보와 박 대표 간 4인 회동을 갖고 당명은 통합민주당(가칭) 중도개혁 노선 천명 내년 6월 전당대회 개최 및 동등한 자격으로 지도부 및 의사결정기구 구성 19일까지 합당 등록 완료 20일 이전 TV토론 2회 실시 23, 24일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 실시 등 6개항에 합의했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이날 합의 번복은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내년 총선 이후인 6월로 합의한 데 대한 당내 반발이 극심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합민주신당 핵심 관계자는 전대를 내년 6월에 치른다는 것은 내년 총선을 사실상 박 대표 전권 아래 치른다는 뜻이라며 친노(친노무현 대통령)계, 손학규 전 경기지사계, 시민사회세력의 반발 및 불안감이 매우 컸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대통합민주신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합의안에 불만을 가진 대부분 최고위원들이 오 대표를 집중 비난했으며 친노 의원들과 당내 중진그룹도 각각 회동을 열고 당 지도부에 재협상을 제안했다.
정동영 후보는 당 지도부의 합의 번복에 대해 4자회담 원칙은 존중돼야한다는 원칙적 입장만 밝혔다고 정 후보 측 최재천 대변인이 전했다.
그러나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재론 불가라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 대선후보와 당대표가 연대 서명해 발표한 것을 뒤집는 정당이라면 어느 국민이 신뢰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대선을 앞두고 양 당 연대가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라 상당한 진통을 겪더라도 수정 협상이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