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대 경영경제학부 4학년 전경완(22) 씨의 요즘 최대 관심사는 12일까지 치러지는 기말고사다. 취업을 위해 학점관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전 씨는 요즘 대학생들의 우선순위를 꼽는다면 학점관리를 위한 기말고사 준비, 취업에 직결되는 인턴십 프로그램, 어학연수의 순이라며 모임에 가면 누가 취업했다는 얘기는 있어도, 대통령 선거 등 정치적 이슈를 화제로 꺼내는 친구들은 거의 없는 편이라고 귀띔했다.
취업난이 대학 문화를 바꾸고 있다. 정치와 사회적 이슈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이 갈수록 낮아지는 가운데 대학 생활의 중심이 취업 관련 정보나 화제로 쏠리고 있다.
9일 취업정보 포털 커리어가 발표한 2007년 대학가 신풍속도에 따르면 취업 준비 시간을 벌기 위해 공부 식사 등을 혼자서 해결하는 나 홀로족(), 면접에서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성형 수술에 나서는 성형족 등의 신조어가 대학가에 등장했다.
오랜 기간 취업을 하지 못하는 졸업생은 장미족(장기간 미취업 졸업생), 취업에 번번이 실패하고 집에 틀어 박혀 지내는 구직자는 칩거족으로 불린다.
대학 동문회는 먼저 취직한 선배가 명함을 나눠 주고 취업 전략을 조언하는 취업 상담회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올해 10월 부산 부경대 학술제에서는 리더십 웃음치료 등 취업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 주제의 프로그램도 대거 등장했다.
취업에 유리한 실용적인 강의도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대의 토론하는 법, 숙명여대의 주관식 시험답안 작성법, 한양대의 A+리포트 따라잡기 등이 대표적이다. 서강대의 프레젠테이션 워크숍, 한양대의 파워포인트 제작기법 등의 특강도 있다.
요즘 대학생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취업 스터디.
합숙면접에 대비한 MT스터디, 면접에서 개인기를 보여 주기 위한 노래 스터디나 마술 스터디, 면접에서 궁지에 몰렸을 때를 대비해 서로 상대방의 실수나 약점을 물고 늘어지는 연습을 하는 모욕 스터디도 있다고 한다.
커리어 측은 졸업 논문을 선배나 인터넷을 통해 구하거나, 졸업 전에 취업자를 위해 강의에 빠져도 학점을 인정해 주는 취업계를 3학년 때부터 악용하고 취업 준비에 나서는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