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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 검사탄핵안 오늘 상정

Posted December. 12, 2007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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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이 제출한 BBK 주가조작 사건 수사 검사 탄핵소추안 통과를 막기 위해 11일 한나라당이 국회의장석까지 점거하면서 양당 간 대치가 격화되고 있다.

한나라당 총력 저지하겠다

이방호 사무총장 등 한나라당 의원 30여 명은 이날 오후 대통합민주신당이 BBK 사건 수사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강행 처리할 가능성에 대비해 국회 본회의장 국회의장석을 2시간여 동안 점거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들에게 국회의장석 점거를 독려하며 헌법이나 법률에 위배돼야 탄핵의 대상이 되는데 이번 건은 요건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안 원내대표는 검사에 대한 탄핵심판을 청구하고 국민 주권을 침해하는 이명박 특검법을 발의한 것은 검찰을 흠집 내 대선은 물론 총선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정략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 후보가 유세에서 정치인의 하수인 역할을 한 검사의 옷을 벗기겠다고 했는데 국민이 이런 오만한 신당과 정 후보의 옷을 벗길 것이라고 말했다.

신당 표결 처리하겠다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 양당 간 탄핵소추안 처리 일정 합의가 무산되자 임채정 국회의장은 직권으로 12일 오후에 본회의를 열겠다고 양당 원내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밝혔다. 이에 따라 대통합민주신당은 12일 본회의에 탄핵소추안을 보고하고 1315일 중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할 계획이다.

탄핵안이 통과되면 해당 검사는 바로 직무정지가 되며 헌법재판소의 최종 결정을 통해 탄핵이 확정되면 면직된다. 탄핵소추안은 보고 뒤 2472시간에 무기명 표결을 통해 재적 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통과된다. 원내 141석을 확보하고 있는 신당은 탄핵안 처리를 위해 9석을 가진 민주노동당과 7석을 가진 민주당에 협조를 요청했다.

이들 정당이 공조하면 157석으로 재적(299석)의 과반이 돼 탄핵안 처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민주당은 불법행위라는 근거 없이 검찰을 탄핵할 수 없다는 태도이며, 민노당은 정치공세에 들러리를 서지 않겠다는 태도여서 탄핵안이 통과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합민주신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의 국회의장석 점거에 대해 국회가 조직폭력배들이 몸 쓰는 자리이냐고 비난했다.

한편 대통합민주신당 선거대책위 김현미 대변인은 청와대와 법무부가 검찰에 대한 직무감찰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힌 데 대해 (청와대가) 민심 앞에 오만했다고 하는데, 여전히 오만하다.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한 데 대해 정부와 청와대는 사과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법조계 입법부의 권한 남용

검찰을 비롯한 법조계는 탄핵안에 대해 입법부의 권한 남용이자 풍문() 탄핵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서울중앙지검 한 검사는 논쟁 대상조차 안 되는 사안이라 탄핵 당사자인 김홍일 3차장만 의견을 발표한 것이라며 평검사까지 움직이면 (정치권과) 같은 꼴이 될 것 같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지역 법원의 판사는 국회가 사실관계에 대한 기본 확인도 거치지 않고 탄핵안을 낸 것은 입법권의 남용이라며 조선시대에 소문만 가지고 탄핵하는 풍문 탄핵제와 비슷하다고 비판했다.

부장검사 출신의 황병돈 홍익대 법대 교수는 항고, 재항고 등 검찰 처분에 대한 불복 절차가 있는데도 탄핵안부터 발의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실제로 탄핵소추가 된다면 세계 법학자들에게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용립 경성대 정치학과 교수는 당파적 이익을 위한 게 아니라 국민의 권리를 위한 탄핵이 돼야 정당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성진 법무부 장관은 11일 검찰의 BBK 수사 결과 발표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과 관련해 재판 과정에서 김경준 씨의 새로운 주장이 나오면 그때 생각해 보겠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관련도 재판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나오면 그에 맞게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을 신뢰한다. 이 문제는 검찰 기소 등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이며, 법적 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전제한 뒤 이같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