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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문화재 된다

Posted January. 07, 2008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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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상징물인 태극기가 1883년(고종 20년) 공식 국기로 채택된 이래 처음으로 국가 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6일 건국 60주년인 올해 광복절(8월 15일)을 즈음해 독립운동사와 현대사에 족적을 남긴 태극기 중 역사적 가치가 높은 태극기를 근대문화재로 등록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이를 위해 독립기념관 국사편찬위원회 이화여대박물관 하남역사박물관 등이 소장하고 있는 태극기 29점을 조사 중이며 이달 중 매듭지을 예정이다. 이 중에서 이화여대박물관이 소장한 임시정부 태극기를 비롯해 김구 서명 태극기(독립기념관 소장), 의병장 조병순의 불원복 태극기() 등이 등록문화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시정부 태극기(가로 257.5cm, 세로 128cm사진 제공 문화재청)는 윤봉길(19081932) 의사가 1932년 중국 상하이 훙커우공원에서 폭탄을 던지기 전 이 앞에서 맹세한 것으로 알려진 상하이임시정부의 공식 태극기다.

김구 서명 태극기(가로 60cm, 세로 45cm1941년 제작사진 제공 송명호 씨)는 백범이 도산 안창호 선생의 부인 이혜련 여사에게 보낸 것이다. 백범은 이 태극기에 서명과 함께 망국의 설움을 면하려거든, 자유와 행복을 누리려거든, 정력과 인력과 물력을 광복군에게 바쳐 강노말세()인 원수 일본을 타도하고 조국의 광복을 완성하자는 편지를 남겼다.

불원복 태극기(가로 129cm, 세로 82cm1907년 제작사진 제공 송명호 씨)는 일제강점기 전남 구례에서 활동한 의병장 조병순이 불원복(돌아올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이라고 쓰고 일본군과 싸울 때 사용한 것이다.

이 밖에 625전쟁 당시 미국 해병대원이 한국 시민에게서 받았다가 55년여 만인 2005년 경기 하남시에 기증한 태극기(가로 85cm, 세로 67.5cm195253년 제작 추정하남시역사박물관 소장사진 제공 문화재청), 일제강점기 멕시코 이민 한인들이 사용한 태극기(가로 44cm, 세로31cm국사편찬위원회 소장사진 제공 문화재청) 등도 등록문화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만열 문화재위원회 근대문화재분과 위원장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태극기가 쓰였는지, 시대 상황에 따라 태극기에 어떤 무늬와 글을 집어넣었는지 등 태극기에 역사적 가치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윤완준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