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프로야구 현대 인수 방침을 공식 철회했다.
현대 매각에 나섰던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농협중앙회와 STX그룹에 이어 이번 KT와의 협상마저 결렬되면서 사면초가에 몰렸다. 현대가 공중분해 되고, 올 시즌을 나머지 7개 구단으로 운영해야 할 가능성도 커졌다.
KT, 왜 철회했나
KT는 11일 긴급 이사회를 연 뒤 성장 정체 극복을 위해 경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야구단 창단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며 인수 방침을 철회했다. KT는 KBO와의 재협상은 없다고 못 박았다.
KBO가 지난해 12월 27일 KT가 현대를 인수해 새 야구단을 창단한다고 발표한 지 딱 보름 만의 뒤집기 결정이다.
KT는 야구단 창단에 사내외의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고 인수 추진 과정에서 각종 추측성 기사로 인해 기업 이미지가 훼손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9명의 이사가 참여한 이날 이사회에서도 반대 의견이 많았다고 KT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나 KT는 기존 60억 원 외에 추가될 가입금이 걸림돌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KT의 한 관계자는 KBO에서 구체적인 추가 금액을 제시하지도 않았고, 금액은 사실 큰 문제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KBO가 당초와 달리 선수 수급이나 홈구장과 관련해 말을 바꾸면서 일이 틀어졌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KBO의 한 관계자는 변명일 뿐이다. 내부 사정으로 창단을 접은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7개 구단으로 가나?
올해 프로야구는 베이징 올림픽 때문에 예년과 달리 3월 말로 당겨 개막한다. 시즌 개막까지 채 석 달도 안 남았다. 따라서 현대는 20일까지 새 인수자가 나타나는 등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웨이버 절차에 따라 선수단이 해체된다. 일부 주전급 선수들은 다른 구단으로 옮겨가지만 남은 선수들은 유니폼을 벗게 된다.
이렇게 되면 1991년 쌍방울의 가세로 8개 구단으로 운영되던 프로야구는 17년 만에 7개 구단 체제로 돌아간다. 총 경기 수는 504경기에서 420경기로 줄어들고, 매일 한 팀씩은 쉬어야 한다.
한편 현대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새 인수자가 나오거나 현대그룹 계열사가 다시 운영금을 지원하거나 KBO의 관리와 다른 구단의 지원 속에 관리구단이 돼 시즌을 치르는 방안 등이 있다.
KBO 하일성 사무총장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후속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