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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현장 전봇대 모두 뽑는다

Posted January. 21, 2008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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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당선인이 탁상행정의 사례로 언급한 대불산업단지 전봇대는 전남 영암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이닉스반도체 이천공장, 여주의 명품() 할인매장 신세계첼시, LG필립스LCD 파주공장 등의 신증설 길목에도 곳곳에 전봇대가 박혀 기업 활동을 방해하고 투자를 가로막아 왔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이런 전봇대를 뽑아내기 위한 8대 규제개혁 과제-공장 설립, 물류유통, 산업무역 분야 보고서를 마련해 한나라당과 의견을 조율 중인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수질오염총량규제 완화, 유통단지 내 용지제한규제 완화, 자유무역지역 입주업종 제한 완화 등 인수위가 선정한 8대 과제는 하나같이 대불산단 전봇대처럼 기업들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부처 이기주의나 의견조율 실패로 개선이 지연돼 온 핵심 규제들이다.

수질오염총량규제는 2004년부터 한강 낙동강 섬진강 영산강 등 4대 강 인근에 기업이 공장을 지을 때 지방자치단체장이 정한 오염물질 허용량을 넘지 못하도록 한 것. 하지만 이 허용치가 미래 개발계획을 충분히 감안하지 않은 채 설정돼 전남 나주시 및 장성군, 충북 진천군, 경남 함안군 등지는 이미 허용량을 초과해 공장 설립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에 따라 인수위는 지역별 오염물질 한도를 재설정하고, 지자체장이 개별 기업에 적용하는 오염물질 허용한도를 20% 범위 내에서 조정할 수 있도록 해 추가 공장 설립이 가능하도록 했다.

현재 이천시는 개별 오염물질의 배출농도를 기준으로 공장 설립을 제한하고 있지만 완화된 총량제를 도입하면 공장 증설에 어려움을 겪어 온 하이닉스반도체 등의 숨통도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또 신세계첼시 같은 대형 유통단지 건립 때 매장 면적이 전체 터의 50%를 넘지 못하도록 한 규제도 완화돼 이 비율이 70%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첼시가 이 규제 때문에 매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감안한 조치다.

이 밖에 중소기업의 세금 부담을 줄여 주고, 연구개발(R&D) 비중이 높은 벤처기업의 전력요금을 깎아 주는 방안도 추진된다.

서강대 전준수(경영학) 교수는 정권 초기 기업들이 규제 개혁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개혁안이 마련돼 시행되면 산업 전반에 투자를 늘려도 되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홍수용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