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2개 주에서 동시에 대통령선거 예비경선이 치러지는 2월 5일의 슈퍼 화요일을 앞두고 민주당과 공화당의 당내 경선 구도가 급변하고 있다.
한때 공화당의 선두주자였지만 여섯 차례의 예비경선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지난달 30일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야말로 차기 최고 사령관으로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며 경선을 중도 포기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 예비후보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도 경선 출마를 선언했던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에서 이날 역사가 그 길을 밝히도록 내가 비켜설 때가 됐다며 후보 사퇴를 선언했다.
점입가경 힐러리 VS 오바마=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 간의 2인 각축전이 된 민주당 경선은 더욱 숨 막히는 대결로 치달을 가능성이 커졌다. 당장의 관심은 누가 전국적으로 15% 정도의 지지를 기록해 온 에드워즈 후보 지지표를 흡수해 반사이익을 얻느냐는 점.
두 후보 측은 지난달 26일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에서 에드워즈 후보가 3위로 처진 뒤 물밑 접촉을 벌이며 에드워즈 후보의 지지를 확보하려 했다. 하지만 에드워즈 후보는 어느 누구의 손도 들어주지 않고 있다.
전망은 엇갈린다.
일단 4차례의 예비경선에서 에드워즈 후보와 힐러리 후보가 백인 표를 나눠 가져왔기 때문에 백인 표가 힐러리 후보에 몰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백인 표의 지지도는 각각 에드워즈 후보 40%, 힐러리 후보 36%였다.
반면 에드워즈 후보가 그동안 변화를 역설하면서 힐러리 후보와 대립각을 세워왔기 때문에 상당수 에드워즈 후보 지지자가 그 대안으로 오바마 후보의 메시지에 귀 기울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두 후보는 31일(현지시간) 처음으로 로스앤젤레스에서 맞짱 토론을 벌인다.
공화당, 한발 앞서 가는 매케인=일단 줄리아니 후보의 지지를 확보한 매케인 후보가 공화당 후보 지명에 한발 다가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173명으로 가장 많은 대의원이 배정된 캘리포니아의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지사도 매케인 후보 지지에 가세할 예정이다.
하지만 공화당 경선을 양자대결 구도로 몰고 가려는 미크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진짜 보수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역전의 의지를 불사르고 있다. 공화당 내 리버럴 진영을 대표하는 줄리아니 후보가 매케인 진영에 합류한 것을 겨냥한 전략이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플로리다 예비경선에서도 보수주의자들의 지지도는 롬니 후보(44%)가 매케인 후보(21%)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롬니 후보는 지난달 30일에도 진보 성향의 뉴욕타임스가 최근 매케인 의원 지지를 선언한 것을 지적하며 아마도 당신이 보수주의자가 아니기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공격했다.
무소속 후보의 영향은?=양당의 후보들 외에도 2000년 녹색당 후보로 출마해 앨 고어 당시 민주당 후보 표를 잠식, 결과적으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당선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던 랄프 네이더 씨가 네 번째 대선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의 무소속 출마설도 계속 나오고 있다. 한때 민주당원이었던 블룸버그 시장은 2001년 뉴욕시장에 출마하기 위해 공화당으로 당적을 바꿨으나 1억5000만 달러 이상을 쏟아 붓고 연임에 성공한 뒤 지난해 6월 공화당을 탈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