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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스포츠 인간승리 감동에 박수

Posted February. 15, 2008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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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강원 용평에서 열린 장애인 알파인월드컵스키대회를 취재했습니다. 장애인 스키 선수를 직접 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팔다리 없이도, 앞을 보지 못하면서도 설원을 맹렬히 질주하는 그들을 보고 놀랐습니다. 선수들은 비장애인 대회 못지않은 뜨거운 레이스를 펼쳤지만 주변의 관심은 여느 장애인 대회처럼 냉랭했습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말 기준으로 국내 장애인은 201만595명입니다. 전문가들은 등록하지 않은 장애인까지 포함하면 400만 명은 훨씬 넘을 것이라고 합니다. 2005년 출범한 대한장애인체육회의 목적 중 하나는 더욱 많은 장애인이 집 밖으로 나올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지난해 비장애인들의 생활체육 참여율이 44.1%인 데 비해 장애인의 참여율은 5.5%에 불과합니다.

한국은 장애인 스포츠 강국입니다. 2000년 시드니 장애인 올림픽에서는 종합 9위, 2004년 아테네 장애인 올림픽에서는 종합 16위에 올랐습니다. 대표선수들은 올해 베이징 올림픽이 끝난 뒤 같은 곳에서 열리는 장애인 올림픽에서 종합 14위를 목표로 자기와의 싸움에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시각, 청각, 언어장애를 이겨 낸 미국의 여성 사회사업가 헬렌 켈러는 가장 불쌍한 사람은 시력은 있지만 비전이 없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많은 장애인이 스포츠를 통해 재활을 하고 자신감을 얻습니다. 잃었던 비전을 되찾습니다.

18일까지 강원 정선군 하이원스키장에서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 월드컵알파인스키대회가 열립니다. 15개국 120여 명의 선수가 메달을 놓고 겨룹니다.

19일부터 22일까지는 춘천의암빙상장, 울산 동구 빙상장, 하이원스키장 등에서 2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제5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가 벌어집니다.

그들이 펼치는 인간 승리의 레이스가 여러 사람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바랍니다.



이승건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