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없는 굴에서는 여우가 왕.
세계 랭킹 2위 필 미켈슨이 1위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가 빠진 대회에서 시즌 첫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미켈슨은 18일 로스앤젤레스 리비에라CC(파71)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노던트러스트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1타를 줄이며 합계 12언더파 272타를 기록해 제프 퀴니(미국)를 2타 차로 따돌렸다. 통산 33승째. 미켈슨은 2라운드부터 1위로 뛰어올라 사흘 연속 선두를 지켰다.
우즈가 불참했지만 이 대회는 세계 랭킹 10위 가운데 8명, 20위 가운데 17명이 출전한 특급 대회. 지난해까지 닛산오픈이라는 이름으로 열렸지만 올해부터 미국 신용회사 노던 트러스트가 타이틀 스폰서를 맡으면서 대회 이름이 바뀌었다.
미켈슨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연장 3번째 홀까지 가는 혈투 끝에 찰스 하웰 3세(미국)에게 무릎을 꿇었던 터라 우승의 감격이 더했다. 한편 올해 하웰 3세는 공동 55위(3오버파 287타)에 그쳤다. 올 시즌 4번째 출전한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미켈슨은 지난주 AT&T페블비치내셔널프로암 3라운드 14번(파5) 한 홀에서만 6오버파 11타로 무너지며 컷오프된 충격도 함께 씻었다.
고교생이던 1988년 이 대회에 처음 출전해 예선 탈락했던 미켈슨은 그때는 컷 통과가 목표였지만 이번엔 우승이 목표였다며 웃었다.
첫날 단독 선두에 올랐지만 이후 퍼트 난조로 주춤한 탱크 최경주(나이키골프)는 공동 7위(5언더파 279타)로, 위창수(테일러메이드)는 공동 14위(3언더파 281타)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