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2008 동아시아축구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23일 중국 충칭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마지막 경기에서 염기훈의 골로 앞서 나가다 동점골을 내줘 일본과 1-1로 비겼지만 다득점에서 앞서 우승했다.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주장 김남일(빗셀 고베)은 한국 축구의 정신력이 살아나고 있는 것이 큰 성과라고 자평했다. 그는 한국 선수들의 기술적인 측면은 많이 발전했지만 그동안 외국인 감독들이 팀을 맡으면서 정신적인 측면은 가라앉았다. 허 감독의 취임 이후 한국 특유의 문화와 정신력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취임 이후 이번 대회까지 10명의 선수를 A매치에 데뷔시켰다. 김남일은 처음엔 서먹서먹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런데 허 감독의 지도 스타일이 많이 바뀌었다. 과거에는 엄격하고 선수들을 가둬 두려는 모습이었으나 선수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많이 속박하지 않는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젊은 선수들의 자신감이 커졌다고 평했다. 그는 3월 26일 평양에서 열리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예선 남북전에서는 더 많이 준비해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대회 기간 돋보인 염기훈(울산 현대)은 내가 체력이 약하다고 허 감독이 공개석상에서 말한 뒤로 정말 죽기 살기로 뛰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왼발의 달인이라는 별명이 붙은 그는 아직 오른발 슛은 자신이 없다.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전에서 두 골을 넣었던 박주영(FC 서울)은 허 감독에게서 공격수로서의 움직임, 특히 공을 갖고 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움직임에 대해 많이 듣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로 떠오른 수비수 곽태휘(전남 드래곤즈)는 골을 넣었지만 수비가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실수를 통해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국내파 선수 위주로 출전해 다양한 실험으로 신인들의 가능성을 살펴봤다. 염기훈 박주영의 공격 능력, 김남일의 경기운영 능력이 돋보였다. 그러나 수비 불안은 숙제로 지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