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동아경주국제마라톤이 국내 처음으로 마스터스 하프코스 부문을 신설한 이후 국내 마라톤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풀코스를 직접 뛰는 이들에게는 정상급 엘리트 선수들의 레이스보다 마스터스 순위 싸움이 더 큰 관심거리다.
2008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79회 동아마라톤대회 마스터스 부문 참가자는 2만5007명이나 된다. 서브 스리(풀코스를 3시간 안에 완주) 기록 보유자도 1225명에 이른다. 국내 최고, 최대 대회인 만큼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마스터스는 모두 나온다고 보면 된다.
남자부는 올해도 버진고 도나티엔(30위아) 씨의 독주가 예상된다. 아프리카 브룬디 난민 출신인 그는 지난해 국내 대회 사상 최초로 2시간 20분 벽(2시간 18분 39초)을 깨뜨리며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2004년 서울마라톤을 2시간 22분 54초로 완주해 한국인 마스터스 최고 기록을 갖고 있는 김용택(29) 씨와 지난해 10월 경주국제마라톤대회에서 2시간 28분 43초로 우승한 김영복(29) 씨 등이 팀 동료 도나티엔 씨의 아성에 도전한다. 각자의 최고 기록이 도나티엔 씨와 910분 정도 차이가 나는 만큼 우승보다 2위 싸움이 치열할 전망이다. 누가 한국인 마스터스 최초로 2시간 20분 벽을 돌파할 수 있을지도 관심을 끈다.
남자부에 도나티엔 씨가 있다면 여자부에는 이정숙(43) 씨가 있다. 최근 몇 년간 각종 대회를 휩쓸다시피 한 이 씨는 지난 대회에서 2시간 48분 45초로 2연패를 이뤘다. 이 씨를 비롯해 여자부는 40, 50대 베테랑들의 경쟁이 볼 만하다.
2002년부터 2005년까지 4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문기숙(46) 씨는 명예 회복을 노린다. 문 씨는 2003년 2시간 47분 52초를 끊어 여자 마스터스 국내 최고 기록을 갖고 있다. 54세의 나이에도 출전하는 대회마다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김정옥(최고 기록 2시간 52분 25초) 씨도 대회 첫 우승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