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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오늘 대선 마-사 막판 폭로전

Posted March. 22, 2008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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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학 당시 취득한 영주권 카드(그린카드)는 이미 효력이 없는 것입니다.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뒤 27년간 대만에서 계속 살았습니다.

대만 총통 선거를 하루 앞둔 21일 오후 1시 반경 국민당의 마잉주(58) 후보는 오후 유세 일정을 취소하고 긴급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은 몇 시간 전에 갑자기 통보된 것이었지만 무려 300여 명의 내외신 기자가 참석했다.

마 후보는 1980년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이후 한 번도 영주권 카드로 미국에 간 적이 없고 비()이민 비자를 가지고 미국에 갔다 오곤 했다고 해명했다.

마 후보의 기자회견은 투표를 앞두고 미국에서 온 테레사 샤힌 전 재대()협회(AIT) 이사장이 이날 밤 문제의 그린카드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내용의 폭로를 할 것이라는 정보가 입수돼 긴급히 마련된 것. 국민당의 항의로 샤힌 전 이사장의 폭로는 이뤄지지 않았다.

마 후보는 유권자들에게 설령 그런 얘기를 듣더라도 절대 격노하지 말라며 그린카드와 비이민 비자는 양립할 수 없는 것으로 그린카드의 효력은 이미 상실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린카드 논란은 민진당의 셰창팅(62) 후보 측이 마 후보의 영주권 문제를 제기하자 마 후보가 당초 영주권 카드는 아예 없다고 해명하다 뒤늦게 있긴 하지만 효력이 상실됐다고 말하는 등 말 바꾸기를 하는 바람에 의혹이 갈수록 커진 사안이다.

이 논란에서 보듯 대만의 선거운동은 마지막 날까지 정책 대결이 아닌 의혹 부풀리기로 얼룩졌다.

셰 후보는 이날 대만의 중부 3대 도시인 타이중() 자이() 타이베이() 시에서 차례로 가두행진을 벌이며 마 후보가 1949년 이후 대만으로 건너온 외성인()이라는 점을 들어 그가 과연 대만인이 맞느냐고 거듭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맞서 마 후보는 이날 대만 북부의 타이베이 현과 남부의 가오슝() 시 등 대만 전역을 돌며 민진당의 흑색선전에 속지 말 것을 당부하며 표 다지기에 부심했다.

이번 총통 선거에서 일반 서민의 가장 큰 관심사는 천수이볜() 총통 시절 침체된 경제를 되살리고 악화된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를 개선하는 것. 하지만 이런 정책 이슈는 이미 후보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듯 보였다.

택시 운전을 하는 장융청() 씨는 지난 8년간 3만 대만달러인 한 달 순수입이 전혀 변하지 않았다며 경제를 살릴 정책은 제시하지 않고 입씨름만 하는 후보들이 한심하다고 말했다.



하종대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