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산소탱크 90분 작동 맨유 4강 골인

Posted April. 11, 2008 03:06,   

ENGLISH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대단한 강심장이다. 10일 AS 로마(이탈리아)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홈 2차전에서 팀의 간판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웨인 루니를 벤치에 앉혔다.

이 둘이 누구인가. 올 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정규리그에서 맨체스터가 기록한 53골 중 38골을 합작하며 팀을 리그 1위에 올려놓은 주역들이다.

이 둘을 뺀 데에는 리그 3위 아스널과의 주말 일전을 앞두고 쉬게 하려는 의도가 크지만 과연 이들을 대신해 뛸 선수들에 대한 믿음 없이 그럴 수 있었을까.

로마와의 8강 1차전에 이어 이날 선발 출전한 박지성(27)은 퍼거슨 감독의 선택이 전혀 모험이 아니었음을 확실히 보여줬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나선 박지성은 공수에서 맹활약했고 전후반 90분을 모두 뛰며 1-0 승리를 견인했다.

맨체스터는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카를로스 테베스가 후반 25분 결승골을 터뜨렸다. 왼쪽은 라이언 긱스가 맡아 제 몫을 했다.

맨체스터는 1, 2차전 합계 3-0으로 20062007시즌에 이어 2년 연속 준결승에 올라 23일 FC 바르셀로나(스페인)와 원정 1차전을 치르게 됐다.

박지성의 선발 출전은 이틀 전 퍼거슨 감독이 기자회견에 팀 대표 선수로 박지성을 대동하면서 예상됐다. 이날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그는 쉴 새 없이 그라운드를 휘저으며 로마 선수들을 괴롭혔다. 박지성은 후반 28분 로마의 페로타가 파울로 옐로카드를 받게 했는데 이날 양 팀이 받은 유일한 경고였다. 움직임이 그만큼 위협적이었다는 증거. 전반 5분과 후반 43분에는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위력적인 슛도 두 차례 쏘았다.

퍼거슨 감독은 구단 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에서 주전들을 왜 뺐느냐는 질문에 (그들 말고도) 맨체스터 사상 최고의 선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박지성과 테베스, 오언 하그리브스는 오늘 특히 최고였다고 칭찬했다. 영국 스포츠 전문 채널 스카이스포츠도 박지성에게 평점 7을 주며 호평했다.

박지성은 이 경기를 포함해 올 시즌 선발 출장한 9경기에서 전승을 거두며 맨체스터의 승리 보증수표로 자리 잡았다.



김성규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