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20일 숭례문 앞에서 열린 숭례문 복구 기본계획 브리핑에서 일제강점기에 훼손된 숭례문 양쪽의 성곽을 복원하고 원래보다 높아진 지반도 낮추겠다고 밝혔다. 숭례문의 옛 모습을 찾아 서울의 랜드마크로 발돋움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복구 넘어 옛 모습 되찾기=숭례문 좌우 성곽은 1907년 일제에 의해 훼손됐으며 문화재청은 당시 사진자료 등을 고증해 성곽을 복원할 계획이다.
또 1900년 숭례문 앞에 전차 궤도를 놓으면서 1.6m 높아진 숭례문의 지반도 원래 상태로 되돌릴 계획이다. 이건무 문화재청장은 숭례문 앞에 연못이 있었다는 증언도 있다며 발굴 조사에서 연못 터가 확인되면 이 또한 원형에 가깝게 복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숭례문 복구단 부단장을 맡은 김상구 문화재청 건축문화재과장은 숭례문 주변 넓이로 볼 때 왼쪽 성곽은 10m, 오른쪽 성곽은 70m까지 복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숭례문의 중심 기둥 4개(지름 45cm, 길이 7.2m)는 상부만 훼손돼 재활용이 가능할 것이라며 화재로 95% 이상 파손된 기와는 1961년 숭례문 수리 이전의 옛 기와를 기준으로 2만5000장을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문화재청은 복구된 숭례문에 적외선 열 감지기, 연기 감지기, 스프링클러 등 방재 장치를 설치할 계획이다. 복구 과정은 시민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코스를 만들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숭례문 화재를 잊지 않기 위한 전시관을 숭례문 인근에 건립할 예정이며 현재 서울시와 용지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문화재청이 밝힌 전시관 용지 규모는 660m(200여 평). 설계와 공사 기간을 합쳐 완공까지 앞으로 2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전시를 위해 불탄 표면을 딱딱하게 굳히는 응급 보존처리를 한 부재는 35종. 문화재청은 경복궁 내 부재 보관창고로 부재를 다 옮기는 대로 전시용 부재의 정밀 보존처리에 착수하며 정밀 조사로 전시용 부재를 더 골라낼 계획이다.
복구단 구성에 문제 있다?=숭례문 복구 사업은 김창준 문화재청 문화유산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숭례문 복구단(10명)을 중심으로 고증분과(7명), 기술분과(9명), 방재분과(6명)로 구성된 복구자문단이 운영된다. 복구자문단에는 1961년 숭례문 수리공사에 참여한 원로 기술자 9명도 참여한다.
하지만 복구단은 대부분 문화재청 기술직 공무원으로 이뤄져 있어 학술, 연구 기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복구자문단에 문화재위원 7명이 참여했지만 실제 고증과 부재 조사, 분석은 복구단이 담당하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문화재청이 숭례문 복구에 직접 나서겠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복구를 위한 발굴과 보존처리, 건축 연구 등은 전문 연구 인력이 주도해야 한다며 현재 구성으로는 자칫 복구 작업의 전문성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