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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 대통령, 임채정 국회의장 찾아가기를

[사설] 이 대통령, 임채정 국회의장 찾아가기를

Posted May. 22, 200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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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금명간 대국민담화를 통해 쇠고기 파동에 대해 사과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국회 처리를 촉구할 것이라고 한다. 늦은 감이 있지만 적절한 수습책이라고 본다. 한미 간 추가협의로 미국 쇠고기의 안전성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된 만큼 이제는 모두가 국가적 과제인 FTA에 매달려야 한다. 임시국회를 재소집하면 29일까지도 처리가 가능하므로 통합민주당을 비롯한 야권도 협조해야 한다.

쇠고기 협상 과정에서 정부가 치밀하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다. 광우병에 대한 왜곡 과장 보도와 일부 세력의 선동으로 혼란이 가중됐다고 해도 사전에 이를 예상하고 대처했어야 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이 문제로 시간을 끌 수는 없다. 이대로 가면 한미 FTA는 물 건너가고 만다. 경제 정치 군사 모든 면에서 한미 동맹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릴 소중한 기회를 놓친다면 눈 앞의 선진화는 물론 나라의 미래를 어떻게 기약할 수 있겠는가.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다신 한 번 생각해보기 바란다. 한미 FTA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아 얼마 전까지도 지지한다고 해놓고선 왜 이제 와서 몸을 빼는가. 손 대표는 어제도 경제단체장들로부터 협조 요청을 받고 선() 재협상을 이유로 거절했다. 같은 당 정의용 의원과 너무 대조적이다. 외교부 통상국장 출신으로 이 분야의 전문가인 정 의원은 (추가협의에서) 이 정도의 성과를 끌어냈으면 비준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했다. 손 대표는 왜 그

런 용기와 단호함을 보여주지 못하는가.

손 대표가 버시바우 주한미대사와 전화 통화 문제로 옥신각신하는 것도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니다. 버시바우가 어제 전화를 걸어 전날 청와대 회동에서 손 대표가 미국 쇠고기의 안전 문제를 거론한데 대해 유감을 표시한 것을 두고 민주당은 의전상의 결례라며 발끈했고, 버시바우 대사는 사적인 대화를 공개했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본질은 제쳐 두고 이런 시비로 시간만 보내는 것 같아 답답하다.

이 대통령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수밖에 없다. 임채정 국회의장이라도 찾아가 협조를 구해야 한다. 임 의장은 한나라당이 요청한 FTA 비준안 직권상정안을 거부했지만 그래도 찾아가야 한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도 못 만날 이유가 없다. 국익을 위해 대통령이 바쁘게 움직여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