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협론에서 벗어나 전략적인 협력관계로.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중국과 한국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경제협력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추격자라는 단선적, 대립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양국이 교역과 투자에서 균형을 갖추고 공동의 이익을 모색하는 쪽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은 농수산업과 의류 등 국내에 미치는 피해가 클 수 있기 때문에 양국이 이익을 조화시킬 수 있는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날로 긴밀해지는 양국 경제교류
1992년 한중 수교이후 중국과의 교역 규모는 가파르게 증가했다. 중국은 2003년 미국을 제치고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으로 부상했다. 중국은 지난해 일본을 제치고 한국에 가장 많이 수출하는 나라가 되기도 했다. 이제 중국과의 원활한 경제협력 없이 한국경제가 도약하기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인 것이다.
중국이 한국에 수출하는 품목도 과거 곡물 어류 등 농수산물과 의류 섬유 등이었지만 최근에는 전기전자, 보일러, 철강 등 자본집약적인 제품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전기전자 제품은 중국의 한국 수출액의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다.
중국 경제 자체의 패러다임도 달라지고 있다. 외국인직접투자 등을 통한 투자주도형 성장에서 내수시장의 소비주도형 경제로 이동하고 있다. 또 민영기업의 비중이 늘고 노동 집약적인 산업에서 기술집약적인 산업구조로 옮겨가고 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전략본부장은 예전에는 중국을 경쟁력이 약화된 국내산업의 이전기지 쯤으로 생각했지만 이제는 거대한 내수시장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 하는 관점으로 시각을 바꿔야 한다며 과학기술 금융 인적교류 등의 협력을 강화해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 위협론에서 중국 견인론으로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의 제조업 기술격차는 2002년 평균 4.7년에서 지난해 3.8년으로 줄었다. 철강과 섬유 업종에서는 기술격차가 각각 4.1년이 났지만 전자는 3.4년, 자동차는 3.6년으로 거리가 좁혀졌다.
하지만 중국 제조업의 성장이 한국 제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적지 않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대() 중국 수출에서 자본재 기계류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2년 16.3%에 불과했지만 2006년 64.7%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간재 비중은 82%에서 33.8%로 감소했다.
한진희 KDI 선임연구위원은 외환위기 이전에는 중국의 수출이 늘어나면 한국 제조업의 생산이 감소하는 경쟁적 관계가 강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중국에 기계와 기계 부품 수출이 늘어나면서 중국의 성장이 국내 제조업 생산을 증가시키는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고 분석했다.
매년 4000만 명이 해외 각국으로 여행을 떠나는 중국인 관광객도 한국의 만성적인 관광수지 적자를 해결하는 열쇠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107만 명으로 처음 100만 명을 넘어섰지만 일본인 관광객(223만 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2006년 한국의 관광수지 적자(85억 달러)의 23%가 대중국 적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