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로 서울 도심에 1만 개의 촛불이 밝혀진 지 꼭 한 달째.
촛불문화제로 불렸던 집회는 이제 촛불시위로 불릴 정도로 한 달 새 양상이 크게 달라졌다.
고시철회정부=초기 촛불집회의 구호는 쇠고기 아웃이었지만 이제는 이명박 아웃 구호가 전면에 등장했다. 시위대는 고시철회, 협상 무효 대신 독재 타도, 이명박 퇴진을 외치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대운하 반대, 민영화 추친 반대 등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전반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확산되고 있다. 거리로 나선 시위대가 집요하게 청와대행을 고집하는 것도 반정부 성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택수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촛불집회가 한 달 가까이 진행되고 있지만 정부가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한 대책을 내놓지 않자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불신임이 깊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10대 학생시민 주축=유모차를 끌고 나온 주부, 자녀들의 손을 잡고 나온 가장, 3040대 넥타이 부대, 실버 부대 등 시위대의 면면도 다양해졌다. 일반 시민이 시위의 주축이 된 것.
최대 규모로 기록된 지난 달 31일 열린 집회에서도 참가자 4만여 명 가운데 일반 시민과 대학생이 3만4000여 명이나 됐다. 당초 촛불집회를 주도했던 10대는 2500명에 그쳤다.
초기 집회에서 10대 교복 부대는 참가자의 70%를 육박했다.
하지만 교육당국이 일선 학교를 통해 학생의 집회 참석을 단속하면서 10대는 눈에 띄게 줄었다. 대신 정부 정책에 실망한 시민들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그 중에서도 2030대가 새로운 주축으로 떠오르면서 시위 양상도 가열됐다.
경찰에 따르면 도로점거가 시작된 지난달 24일부터 2일 오전까지 연행된 시위자는 모두 545명으로 이 중 2030대가 80%에 이른다.
경찰 관계자는 촛불집회에 2030대 참여가 대거 늘면서 거리시위가 시작됐다. 가두행진 외에 도로 연좌시위나 삭발시위 등 기존 과격 시위의 행태도 답습되고 있다고 말했다.
청계광장서울광장=집회 장소도 청계광장에서 시청 앞 서울광장으로 바뀌었다. 미국산 쇠고기 장관 고시가 발표된 지난 달 29일이 기점이 됐다.
집회를 주최해 온 국민대책회의 측은 정부고시가 발표되자 더 많은 시민의 집회 참여를 유도하며 서울광장으로 자리를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