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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협상 못할 이유 뭐냐 국민 목소리 잘 들어야

재협상 못할 이유 뭐냐 국민 목소리 잘 들어야

Posted June. 03, 2008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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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권 공보부대표는 이날 의총 직후 브리핑을 통해 이날 토론에 참여한 의원들 대다수가 한미간에 쇠고기 재협상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의총 마무리 발언을 통해 오늘 나온 의견을 취합해서 청와대 전달하고 요구하겠다며 인적 쇄신 요구 등 의원들의 요구가 100% 관철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가 신인도 중요하지만

이날 의총에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어느 때 보다 재협상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고 김정권 공보부대표가 전했다.

쇠고기 해법과 관련해 당장 장관 고시에 대한 관보 게재를 늦추고 미국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근본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이날 의총을 전후해 남경필, 원희룡, 공성진 의원은 물론 초선인 권영진 김성태 정태근 김성식 강석호 황영철 의원 등은 재협상을 주장했다.

공성진 의원은 이날 의총장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국제관례에 어긋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제관계에서의 신의 신뢰 문제와 국민의 소리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중요한지 판단해야 한다며 개인적으로는 후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원희룡 의원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한 상태에서 장관 고시를 강행하겠다는 것은 소통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실질적인 쇠고기 재협상이 불가피하다 고 말했다. 그는 외교적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미국과 물밑 작업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태근 의원은 한나라당 대표단을 미국에 파견해 한국의 현실을 알리고, 이런 상황 속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는 것은 미국 농민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설명하자고 제안했다.

남경필 의원은 쇠고기 문제의 핵심은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 여부라며 재협상이 됐든 추가협상이 됐든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은 일정 기간 연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석호, 권영진 의원은 쇠고기 문제는 일정 부분 재협상을 해야 하며, 장관 고시의 관보 게재는 연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대적인 쇄신안 필요

남경필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결단을 강조하면서 당, 정부, 청와대의 시스템 재구축을 요구했다.

남 의원은 이명박 정부를 지탱하는 청와대 비서실, 총리 및 내각, 당이라는 3개 축이 전혀 완충 작용을 하지 못해 대통령이 직접 국민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3개 축이 모두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의원은 구체적으로 대통령실장과 총리 책임론도 제기했다.

남 의원은 장관 몇 명 수석 몇 명 교체하는 것으로는 안 된다. 전면 쇄신을 해야 한다며 인사를 주도했고 대통령을 보좌했던 청와대와 내각의 책임자들이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통령의 결단도 강조했다. 남 의원은 인적 쇄신의 폭과 관련해 당사자들이 먼저 책임을 느껴야 하며, 최종 판단은 대통령이 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태 의원은 최근 비자금 의혹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삼성의 예를 들며 특단의 대책을 요구했다. 그는 삼성은 예상 밖의 강도 높은 대응책을 내놓음으로써 일거에 문제를 잠재울 수 있었다며 지금 얘기되는 것 보다 훨씬 강도 높은 수습책이 나와야 하며, 찔끔찔끔 마지못해 하는 식으로 처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공성진 의원은 시국 수습 방안이 미봉책, 임기응변이 되는 게 아니라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그동안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이 곪아왔기 때문에 이번에는 큰 차원에서의 국정쇄신책이 나와야 한다 말했다.

다양한 의견 쏟아져

이날 한나라당 의원들은 성난 민심이 단순히 미국산 쇠고기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당정청 시스템의 부재, 정책 혼선, 일방통행식 국정운영 등이 겹쳐져 빚어진 복합적 원인이라고 진단하고 다양한 해법을 제시했다.

김성태 의원은 우리 사회의 소통 구조가 지난 10년을 거치면서 수직적 구조에서 수평적 구조로 전환됐는데 지금 정부나 여당에서는 과거의 수직적 관점에서 촛불집회를 보고 있다며 정부와 청와대의 의식의 전환을 요구했다.

그는 섣부른 대운하 정책, 공기업 민영화로 지금의 국정을 반전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아야 한다며 지금은 이반된 민심을 수습하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효재 의원은 정치적 상상력이 부족하다며 국민의 뜻을 따르는 인사를 임명해야 한다. 한나라당과 반대되는 생각을 가진 사람도 등용하는 인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식 의원은 그 동안 너무 많은 정책 혼선이 있었고, 한쪽으로 치우친 정책은 지양돼야 한다. 효율만 따지면 사회적 갈등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정책 변화를 주문했다.

강석호 의원은 이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 대기업 CEO의 국정운영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진성호 의원은 당에서도 이제 TV나 인터넷 등에 대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고, 현경병 의원은 의원들부터 미국산 쇠고기를 먹겠다는 선언을 하자고 주장했다.

한편 일부 의원들은 일부 세력이 촛불시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배후론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동성 의원은 시위 현장에 나가보니 각종 유인물에 반정부적, 반미 등의 내용이 담겨져 있었다며 촛불 시위의 의도와 그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길진균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