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부가 세계잉여금만큼 세금을 덜 걷었다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높아지고 투자도 3조9000억 원 늘어났을 것으로 한국은행이 분석했다.
27일 한은이 한나라당 서병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일반회계 세계잉여금 15조3428억 원을 세금으로 걷지 않았다면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5.0%에서 1%포인트 정도 증가한 6% 수준이었을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한국의 GDP가 901조1886억 원(약 9699억 달러)이었으므로 8조 원에서 9조 원 정도 GDP가 더 늘어날 수 있었다는 뜻이다. 한은은 물가상승률, 민간저축률, 수입유발 정도 등을 고려해 세계잉여금 발생이 경제 성장에 미친 영향을 계산했다.
한은은 또 세계잉여금이 발생하면서 필요한 만큼의 세금만 걷었을 때보다 민간소비는 2%포인트, 투자는 1.8%포인트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민간소비는 7조7000억 원, 투자는 3조9000억 원이 줄어든 셈이다. 한은은 지난해 전체 초과 세수에서 법인세가 차지하는 비중(34.5%)에 해당되는 금액은 기업부문에, 나머지는 가계부문에 환급된다고 가정해 이렇게 분석했다.
한은은 지난해 소득세와 법인세가 늘어나면서 세금이 필요보다 많이 걷혔다면서 조세가 증가하면 단기적으로 소비와 투자 등 총수요가 줄고, 장기적으로는 총공급에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서 의원은 지난해에 필요한 만큼만 세금을 걷었다면 지금처럼 극심한 내수 부진은 겪지 않았을 것이라며 감세정책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으며 과도하게 징수된 세금은 추가경정예산이나 세율 조정 등을 통해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