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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비밀 폭로 부담 불구 해외 의료진 왜 불렀을까

북비밀 폭로 부담 불구 해외 의료진 왜 불렀을까

Posted September. 13, 2008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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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와병설이 나올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은 해외 의료진의 북한 방문이다. 이번에도 8월 중순 중국 의료진 3명과 프랑스 의료진 두 팀이 북한에 비밀리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한은 왜 가장 중요한 비밀이 폭로될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해외 의료진을 부르는 것일까.

김 위원장의 의료진은 세계 최첨단 장비를 갖고 있다. 의료 수준도 뇌중풍(뇌졸중) 정도는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최고 실력자들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신처럼 간주되는 김 위원장의 몸에 칼을 대는 행위는 자신의 목숨뿐 아니라 가문이 멸족될 수도 있는 아찔한 모험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시술인 경우는 더욱 그렇다. 수술이 혹시 잘못돼 후유증이라도 생기면 큰일이다.

이런 점 때문에 김 위원장의 의료진이 간단한 응급치료를 하고 위기 상황을 넘긴 뒤 앞장서서 해외 의료진을 불러들였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해외 의료진을 부르기에 가장 가까운 곳은 중국이다. 그 다음은 대개 유럽 의료진이다. 가까운 일본이나 미국 등에도 유능한 의사들이 있지만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믿고 부를 수 있는 의료진은 중국, 러시아, 유럽 순이라고 할 수 있다.

1994년 사망한 김일성 주석의 사례는 북한 의료진의 한계에 큰 시사점을 주고 있다. 김 주석은 초기에는 간단한 응급 시술로도 쉽게 소생할 수 있는 심장협심증 때문에 사망했다. 하지만 측근 의료진이 부담감 때문에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면서 가장 중요한 초기 대응시간을 놓친 바람에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됐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주성하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