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지난 주말경 한국 정부 측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상태 등 김 위원장의 동향을 담은 문건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워싱턴과 서울의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 문건에는 미국 정보기관 등이 김 위원장의 건강상태에 대해 한국 정부와는 다르게 평가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한국 정부는 회복 중이라는 취지로 말해 왔지만 미국은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매우 심각한 상황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문건에는 김 위원장의 문제로 인해 권력다툼 징후나 정권붕괴 가능성은 없다는 내용도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 관계자들은 그 동안 김 위원장이 지난달 중순 뇌 혈관계통에 이상이 생겨 수술을 받았지만 회복 중이며 업무 수행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는 등의 언급을 해왔다. 또 김 위원장은 직접 양치질을 할 수 있는 정도라는 평가도 나왔다.
따라서 미국이 김 위원장의 건강상태를 한국 정부와 다르게 판단하고 있다면 한미간에 정보 공유는 어떻게 이뤄져 온 것인지, 어느 쪽의 판단이 정확한 것인지 등에 대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의 뉴스 전문채널인 폭스뉴스 등은 12일 미국 정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미국 정부는 김 위원장의 병세가 빨리 회복 중이라는 한국정부의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미 하원 외교위원회가 김 위원장의 정확한 동향 파악을 위해 미 국무부에 브리핑을 요구했다고 보도한 적이 있어 미 행정부의 의회 브리핑 등에서 이 문건이 공개될 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