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은 21일(한국 시간 22일 새벽) 리마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내년 상반기 안에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개시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또 양국 간 투자활성화를 위해 조속한 시일 안에 이중과세방지협정을 체결하고 한국의 자본기술과 페루의 자원에너지를 전략적으로 결합해 천연자원, 에너지, 과학기술 등의 분야에서 호혜협력을 전면 확대하는 포괄적 협력관계를 수립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수출입은행과 페루의 방코데크레디토는 5000만 달러 규모의 전대차관(외국환은행이 국내 거주자에게 수입결제자금으로 전대할 것을 조건으로 도입하는 외화자금) 개설 계약을 체결했다. 광업진흥공사와 페루의 지질광업연구소는 자원 개발에 관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와 함께 양 정상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역내 국가 간의 교역투자 완전 자유화와 경제기술협력 증진을 위해 장기적으로 아태지역 내 자유무역지대 창설을 지지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한-중남미 간 협력을 위한 고위급 포럼 및 포괄적 메커니즘 창설을 내용으로 한-중남미 협력사업을 전개하자고 제안했고 가르시아 대통령은 호의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양 정상은 한국 드라마 등 방송 분야 교류 강화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 상호 관심 분야에 대한 협력조정 기후변화, 국제금융위기 등 국제 이슈에 대한 공동 노력 강화 한-페루 직항로 개설 검토 등에도 합의했다.
페루는 생산량 기준으로 금 세계 5위, 은 1위, 구리와 아연 각각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장금, 가을동화 등 한국 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등 한국에 대한 정서도 우호적이다. 따라서 향후 한국 기업의 남미 진출 확대를 위한 전진기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기대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22, 23일 리마에서 열리는 제16차 APEC 정상회의 개최 지원을 위해 8월에 이미 200만 달러를 들여 페루에 경찰용 자동차 100대를 지원했다. 이날도 정상회담 직후 컴퓨터와 금속탐지기, 전압안정기 등 62만 달러 상당의 보안장비를 기증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0일 리마 셰러턴호텔에 마련된 임시 프레스센터를 방문해 10분가량 기자실을 돌며 기자들과 악수하고 짤막하게 환담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철도노조의 파업 유보와 관련해 파업 안 하길 잘했다. 파업을 했더라면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전날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내용을 소개하며 룰라 대통령이 전국금속노조위원장을 할 때 파업을 20여 차례 했다고 하더라. 내가 노조위원장을 하다가 대통령이 되니 어떠냐고 물었더니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 답하더라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이 내게 당신도 노조 출신이라고 들었다고 하기에 비정규직 노동자를 했으나 노조위원장을 하지는 못했다고 답했다며 노동자 생활을, 학생운동을 할 때 느꼈던 것에는 일부 사실도 있지만 내가 옹호하던 가치가 대부분 현실과 많이 달라졌다는 말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가르시아 대통령으로부터 페루대십자훈장을 받았다.
이 대통령은 이에 앞서 20일 현지 교민들과의 동포리셉션에서 교민사회를 전부 네트워크로 연결해 세계 어디에 살든, 현재 그 나라에서 뭘 하고 있는지를 서로 알 수 있도록 리스트를 만들려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