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문, 청와대 예산도 빼돌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는 차명계좌 2, 3개에 13억 원을 분산 예치해온 정상문 전 대통령총무비서관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및 횡령 등의 혐의로 20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 전 비서관은 2006년 8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구속 기소)에게서 3억 원을, 또 다른 업체 관계자에게서 억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다. 또 정 전 비서관은 대통령총무비서관으로 근무하면서 청와대 예산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총무비서관실 행정관을 지낸 정모 씨를 19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 조사했다.

정 전 비서관은 박 회장에게서 받은 3억 원을 포함해 모두 13억 원을 지인들 명의로 된 차명계좌 여러 개에 입금한 뒤 양도성예금증서(CD)으로 전환하는 등 자금 세탁을 거쳐 보관 중이라고 검찰은 전했다. 정 전 비서관은 권양숙 여사에게 전달했다는 돈이 자신의 차명계좌에 보관된 것으로 밝혀지자 검찰 조사에서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박 회장이 2008년 2월 22일 송금한 500만 달러의 실소유주 조사와 관련해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 씨를 이날 다섯 번째로 소환 조사했다.

정원수 need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