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7일 한국 정부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 가입이 자신들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반발하면서 어떤 사소한 적대행위에도 강력한 군사적 타격으로 대응하겠다고 위협했다. 북한은 또 정전협정이 구속력을 잃게 돼 조선반도는 곧 전쟁 상태라고 경고했다.
조선인민군 판문점대표부는 이날 오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성명을 내고 서해 우리의 해상군사분계선 서북쪽 영해에 있는 남측 5개 섬(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우도)의 법적 지위와 그 주변 수역에서 행동하는 미제침략군과 괴뢰해군 함선 및 일반 선박들의 안전항해를 담보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1월부터 거듭 밝혀온 서해 북방한계선(NLL)의 무효화 선언에 이어 무력충돌을 감행하겠다는 위협으로 해석된다.
성명은 한국의 PSI 가입을 비난하면서 우리 선박들에 대한 단속, 검색 행위를 포함하여 그 어떤 사소한 적대행위도 우리 공화국의 자주권에 대한 용납 못할 침해로 낙인하고 즉시적이며 강력한 군사적 타격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군대도 더는 정전협정의 구속을 받지 않을 것이라면서 정전협정이 구속력을 잃는다면 법적 견지에서 조선반도는 곧 전쟁상태로 되돌아가기 마련이며 우리 혁명무력은 그에 따르는 군사적 행동으로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도 이날 성명을 내고 (남측이) 우리의 존엄과 자주권을 난폭하게 침해하는 선전포고를 해왔다며 우리는 전시에 상응한 실제적인 행동조치로 대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외교안보자문단과 오찬간담회를 갖던 중 PSI 가입에 대한 북측의 이 같은 반발 움직임을 보고받고 관련 부처들이 냉철하게 대응하라고 지시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군 당국은 서해 NLL 해상에 한국형구축함(KDX-) 1척을 전진 배치하는 등 기습도발에 대비했다. 합참 관계자는 구체적으론 밝히기 힘들지만 북한의 다양한 NLL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유형별로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해놓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오후 3시 50분부터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북한의 2차 핵실험에 강력히 대처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북한의 도발행위에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 새로운 강력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채택이 유익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며 북한의 행위는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