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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만에 코피 주루룩 고지대 피로감 심각

사흘만에 코피 주루룩 고지대 피로감 심각

Posted June. 29, 2009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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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봤습니다.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끈 허정무 축구 대표팀 감독의 얼굴은 밝았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보이기 위해 23일부터 현지 트레이닝캠프를 답사 중인 그는 루스텐버그와 프리토리아를 돌아보며 얻은 게 많았다고 말했다.

추운 날씨를 이용하라

남아공은 남반구에 있다. 6월이면 겨울이다. 밤에는 섭씨 2도로 쌀쌀하고 낮에는 20도로 선선하다. 이에 따라 허 감독은 트레이닝캠프 선수단 숙소가 난방이 잘 되는지를 꼼꼼히 살폈다. 그는 선수들이 훈련에 전념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고 일교차가 심한 날씨에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남아공 일대를 돌며 루스텐버그 지역의 숙소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헌터스 레스트 호텔 주변 환경이 좋다는 것. 그는 이탈리아와 미국이 프리토리아 지역을 1순위로 꼽았지만 루스텐버그도 괜찮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숙박 시설과 훈련 캠프가 좋은 프리토리아 쪽도 여전히 염두에 두고 있다. 대표팀 훈련 캠프는 12월 본선 조 추첨이 끝난 뒤 조별 리그가 열리는 지역에 따라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산소 부족해 피로 쉽게 쌓여

허 감독은 요하네스버그에 도착한 지 사흘 만에 코피를 흘렸다. 해발 1700m 고지에서 활동하다 보니 산소가 부족해 피로가 쌓인 탓이다. 그는 이번에 답사를 오지 않았으면 결코 느끼지 못할 정보였다고 말했다.

남아공 월드컵이 열리는 9개 도시, 10개 경기장 가운데 해발 1000m를 넘는 경기장은 6곳. 1700m 고지인 요하네스버그에는 2개의 축구장이 있다. 대표팀이 2월 해발 1290m 고지인 이란 테헤란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점을 감안하면 철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조별 리그에서 최소한 한두 경기는 해발 1000m 이상에서 치러져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남아공에서 열린 컨페더레이션스컵 준결승에서 스페인이 미국에 0-2로 완패하고 브라질이 이집트와 졸전 끝에 1-0으로 간신히 이긴 이유도 고지대 효과인 셈이다.

허 감독은 마라톤 고지 훈련에 대한 연구 결과는 많은데 축구 고지 훈련에 대한 자료가 없어 걱정이다. 체육과학연구원과 협조해 대비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1월 남아공으로 전지훈련을 가서 선수들이 고지대를 경험할 기회를 갖도록 할 계획이다.

남아공의 잔디 상태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허 감독은 발에 감기는 떡 잔디와 푹푹 꺼지는 잔디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이 키쿠유라는 남아공 현장 잔디와 라이라는 양잔디를 적절히 섞기로 하면서 적응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양종구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