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황제 로저 페데러(28스위스사진). 윔블던에 출전 중인 그가 승리할 때마다 새로운 역사 창조의 기대감은 커져간다. 4강에 올라 두 번 더 이기면 메이저 대회 최다승 기록(15회)을 갈아 치운다. 그는 지난달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하며 14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차지해 피트 샘프러스(미국)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2003년 윔블던 우승을 시작으로 불과 6년 만에 같은 대회에서 이정표를 눈앞에 두면서 페데러는 진정한 미스터 메이저라는 찬사를 듣고 있다. 21개 메이저 대회 연속 4강 진출 기록에서 보듯 기복이 거의 없다. 어떤 코트에서도 강한 면모를 보여서다. 샘프러스는 1990년부터 2002년까지 12년에 걸쳐 메이저 14승을 달성했다. 프랑스오픈에서는 준결승 진출이 최고 성적이었다. 삼성증권 주원홍 총감독은 페데러는 몸이 유연하고 부상도 거의 없어 단기간에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런 페데러도 누님으로 모셔야 될 선배가 있다. 메이저의 여왕 슈테피 그라프(40독일)다. 역대 최다인 22차례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호주오픈 4승, 프랑스오픈 6승, 윔블던 7승, US오픈 5승의 기록에서 보듯 전천후 플레이어의 면모를 보였다.
테니스와 함께 메이저 대회가 확실하게 정립된 골프에서는 잭 니클로스가 18승으로 1위에 올랐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2미국)가 14승으로 뒤를 쫓고 있다. 여자 골프는 19381957년에 통산 15승을 거둔 패티 버그가 최다승 기록 보유자다.
우즈와 페데러의 메이저 우승 트로피 수집 경쟁이 벌어지면서 누가 진정한 강자인가에 대한 논쟁도 화제가 되고 있다. 골프는 100명 이상이 출전해 나흘 동안 날씨와 코스 등 자연과 싸움을 한다. 테니스는 대회 기간 2주 동안 7명의 상대를 꺾어야 정상에 선다. 골프 메이저 대회는 미국에서 3번, 영국에서 1번 열린다. 반면 테니스는 호주, 유럽, 미국의 다양한 재질의 코트에서 치른다. 골프는 하루 부진해도 다음날 만회가 가능하다. 테니스는 당일 컨디션이나 까다로운 상대를 만나 패하면 바로 가방을 싸야 한다. 골프와 테니스의 특성이 엇갈리는 만큼 해석도 분분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