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300로 묶인 미사일 사거리 풀리나

Posted July. 07, 2009 08:22,   

ENGLISH

미국이 한국군의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제한하는 한미간 미사일협정의 개정 문제를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 등에서 공식 논의할 수 있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4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계기로 정치권에서 미사일 주권론이 본격 제기된 이후 미국이 미사일협정의 개정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처음이다.

6일 군 소식통들에 따르면 주한미군 고위 관계자는 2일 국회 국방위원회 여야 의원보좌관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한미동맹과 관련한 현안 브리핑을 통해 한미간 미사일협정의 개정문제를 SCM과 군사위원회(MCM)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SCM은 양국 국방장관이, MCM은 양국 합참의장이 각각 참석하는 한미 군 수뇌부간 정례협의체다. 이 관계자는 한국이 미사일협정 개정 문제를 제의할 경우 한미 군 당국간 또는 그 이상의 양국 정부간 협의를 거쳐 충분히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브리핑은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의 초청으로 여야 의원보좌관 2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서울 용산구 한미연합사 회의실에서 1시간 반 동안 이뤄졌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주한미군 기지 이전 등 현안에 대한 설명과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한국군 고위 소식통은 주한미군도 미사일협정의 개정 문제에 적극 공감을 표시한 만큼 이르면 올해 10월 개최되는 제41차 SCM을 시작으로 한미 양국이 미사일협정의 개정 협의에 본격 착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국은 미사일협정의 족쇄에 묶여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에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한국은 1970년대 미국과 사거리 180km, 탄두 중량 500kg 이내의 미사일만 개발하는 내용의 미사일협정을 체결했다. 이 때문에 박정희 정부는 당초 사거리 300km 이상의 미사일을 독자 개발하겠다던 목표를 평양까지 닿을 수 있는 180km로 축소해야 했다.



윤상호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