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경기 평택시 칠괴동 평택공장 내부를 찍은 항공사진 20여 장을 12일 공개했다. 이 사진들은 1일 쌍용차 측이 공장 안에서 농성 중인 조합원들에게 홍보 전단을 뿌리기 위해 헬기를 띄웠을 때 헬기 안에서 촬영한 것이다. 쌍용차 노조는 회사 측의 정리해고에 반발해 5월 22일부터 평택공장을 점거하고 있다.
회사 측은 노조가 공장을 요새로 만들고 공권력 투입에 대비해 각종 무기를 만들어 놓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을 보면 주요 건물 옥상 곳곳에는 도로를 바라보는 면을 따라 타이어 휠이 놓여 있다. 경찰이 진입하면 옥상에서 떨어뜨리기 위한 용도라는 게 회사 측 주장이다. 타이어 휠과 나란히 놓인 네모난 물체는 새총의 탄환으로 쓰이는 볼트를 담은 상자라고 설명했다. 지게차에 액화석유가스(LPG) 2통이 올려져 있고, 여기에 파이프가 달린 모습도 보인다. 회사 측은 이 파이프 끝에 불을 붙이면 불꽃이 앞으로 나가 화염방사기 지게차가 된다고 주장했다.
공장 내 주요 도로에는 타이어가 곳곳에 쌓여 있는 모습도 보인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경찰이 진입할 때 멀리서 타이어를 향해 화염병을 던져 태우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회사 측은 일부 타이어에는 부탄가스통이 달려 있으며, 이런 타이어는 불에 타다 폭탄처럼 폭발한다고 했다. 도로에는 너희가 죽어야 우리가 산다 너도 죽는다는 등의 문구가 씌어 있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쌍용차 노조는 이러한 회사 측 주장에 대해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한편 경기지방경찰청은 11일 평택공장의 정문 등 4개 출입문을 확보하고 경찰을 배치해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했다. 이 과정에서 정문 안쪽에 있던 쌍용차 노조원 2명이 경찰에 검거됐으나 평소 출입문을 지키던 노조원들은 모두 철수해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경찰은 12일에도 4개 출입문 안쪽에 그물망을 설치하고 경찰 100여 명씩을 배치했다. 앞으로 경찰은 노조가 점거 중인 도장공장을 제외한 쌍용차 공장 전체를 차례로 확보한 뒤 도장공장을 봉쇄해 강제해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경찰 측은 노조원들을 강제해산할 때를 대비해 출입문을 확보했다며 도장공장에는 대량의 인화물질이 있어 당장 진입은 어렵다고 밝혔다. 쌍용차 노조 측은 공권력 투입으로 제2의 용산 참사를 만들겠다면 그렇게 하라며 모든 책임은 사측과 정부의 몫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결사항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