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베이징 올림픽 수영 자유형 남자 400m 결승. 마린보이 박태환(20단국대)이 한국 수영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해 기뻐하는 순간 중국의 장린(22)은 눈물을 흘리며 아쉬워했다. 당시 박태환은 메달을 못 땄나 보다며 위로해 줬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장린은 은메달이었다. 1등을 하지 못해 흘린 눈물이었다. 그랬던 장린이 1년간 칼을 갈아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다.
26일 예선이 시작되는 로마 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의 최대 관심사는 박태환의 2연패 여부다. 박태환은 2007년 멜버른 대회에 이어 2연패에 도전한다. 장린은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 직전까지만 해도 이 종목에서 아시아 최고였다. 하지만 도하에서 박태환에 밀려 자존심을 구겼다. 지난해에도 타도 박태환을 외치며 호주 전지훈련을 떠나 장거리 황제 그랜트 해킷의 스승 데니스 코터렐에게 특별 지도를 받았지만 졌다. 장린은 이번엔 자신의 방에 걸어놓은 박태환의 사진을 보며 날마다 설욕을 다짐했다고 알려졌다.
장린은 4월 열린 중국선수권대회에서 3분42초63을 기록해 올 시즌 자유형 400m 세계 랭킹 1위로 올라섰다. 박태환이 올림픽 때 세운 3분41초86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무서운 상승세다. 장린은 자유형 1500m에서도 14분47초51로 시즌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다.
반면 박태환은 5월 미국에서 열린 재닛 에번스 대회에서 세운 3분50초27이 올 시즌 개인 최고기록이다. 이는 올해 세계 랭킹 44위. 1500m에서도 14분57초06으로 장린에 10초 가까이 뒤진다. 하지만 박태환은 미국 전지훈련에서 다듬은 턴과 잠영(턴한 뒤 물속에서 헤엄치는 동작)을 바탕으로 반드시 2연패를 이루겠다는 각오다. 박태환은 도하에서 금메달을 딴 뒤 훈련을 등한시했지만 2개월 반짝 훈련한 뒤 상승세를 타 멜버른에서 금메달을 땄다. 지난해 올림픽 때도 5개월 특별 프로젝트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태환은 26일 오후 4시 20분 시작되는 자유형 400m 예선에 출전한다. KBS2에서 생중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