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우루무치 방문 대단결 강조 직후에 주사기테러 발생

우루무치 방문 대단결 강조 직후에 주사기테러 발생

Posted September. 07, 2009 08:27,   

ENGLISH

중국 지도부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6일 새 국면을 맞고 있는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수도 우루무치() 사태를 이렇게 분석했다. 중국 지도부라고 뭉뚱그렸지만 사실상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겨냥한 것.

지난달 25일부터 우루무치에서는 성분이 파악되지 않는 액체가 담긴 주사기에 531명이 찔리는 테러가 발생했다. 한족은 테러범으로 위구르족을 지목해 대규모 항의시위를 벌였고 그 과정에서 5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다. 7월에 벌어진 대규모 유혈사태 후 정상을 찾아가던 우루무치는 다시 분노와 폭력에 휩싸였다.

우루무치 사태는 후 주석에게 골칫거리를 안겨줬다. 그의 지도이념인 조화()사회가 정면으로 도전을 받았기 때문. 후 주석은 지난달 2225일 우루무치를 방문했다. 7월 유혈사태 발생 이후 첫 방문이었다. 그의 신장 방문은 우루무치가 안정을 되찾았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후 주석은 사태 확산을 잘 막은 자치구 공무원들을 격려하고 위구르족 가정 등을 방문해 민족대단결을 거듭 강조했다. 당시 후 주석은 우루무치의 평온은 당의 영도 아래 각 민족이 풍요롭고 조화로운 사회를 건설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주사기 테러는 그 즈음부터 발생했다.

또 신장자치구에서 왕러취안() 서기의 해임을 요구하고 광둥() 성의 왕양() 서기가 문책 대상으로 거론되는 것 또한 묘한 해석을 낳고 있다. 우루무치 사태는 광둥 성에서 발생한 한족과 위구르족의 충돌이 발단이었다. 여론에 밀려 왕 신장자치구 서기를 해임한다면 중국 전역에서 비슷한 요구가 분출될 가능성이 있다. 더구나 10월 1일 건국 60주년을 앞둔 민감한 시기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문책이 거론되는 두 명 모두 후 주석의 권력기반인 중국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인 점에 주목한다.

이들은 공산당 최고 지휘부인 정치국 중앙위원이기도 하다. 7월 유혈사태 직후 이들의 문책론이 강하게 나왔다가 공청단 출신이어서 무마됐다는 설도 있다.

중국 정부는 5일 우루무치 시 리즈() 서기와 신장위구르자치구 공안청 류야오화() 청장을 전격 해임했다. 홍콩 언론은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로 왕러취안의 해임을 요구하는 민심이 잠잠할지는 미지수라고 풀이했다. 외신은 리 서기와 류 청장을 희생양으로 부르고 있다. 곧 열릴 17차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를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앙정부에서 정치투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주말 우루무치에서는 소규모 시위가 간헐적으로 이어졌다. 또 홍콩 기자 3명이 4일 무장경찰에게 집단폭행을 당하고 3시간 동안 억류돼 홍콩 정계와 언론계는 사과와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이헌진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