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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페타민 복용 효과?

Posted September. 08, 2009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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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마약인 메스암페타민(히로뽕)이 주민들 사이에 뇌졸중(뇌중풍) 특효약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8월 뇌중풍으로 쓰러진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메스암페타민 또는 암페타민으로 뇌중풍 후유증을 극복했다는 소문이 북-중 국경일대에 퍼지고 있다.

히로뽕 밀매에 관여한 적이 있는 한 북한 주민은 최근 통화에서 북한에서는 얼음이 뇌중풍 특효약으로 알려져 있어 노인이 있는 집에서는 다들 비상약으로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얼음은 북한에서 히로뽕을 지칭하는 은어다. 또 아이스 빙두 총탄 등의 은어도 통용되며 중국 옌벤()조선족자치구에서는 북한산 히로뽕을 장군표 맥주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주민은 뇌중풍으로 쓰러졌던 환자가 얼음 연기를 일곱 번 흡입하고 깨어난 사례도 알고 있다면서 얼음을 조금씩 쓰면 뇌중풍 마비도 풀리고 혈전도 용해되는 등 사향보다 더 좋은 약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얼음은 북한 내에서 g당 북한 돈 6만 원가량(약 2만 원)에 팔린다.

반면 얼음을 사용한 사람들에게선 식욕이 감퇴하지만 활동량은 매우 증가하고 살과 머리카락이 급속히 빠지는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한다. 히로뽕 중독 단계를 북한에선 헤링상태 또는 문란상태라고 한다.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장군표 맥주를 사용해 뇌중풍 마비 후유증에서 벗어났다는 정보가 있다면서 김 위원장에게 암페타민 복용자에게 나타나는 전형적인 증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4월 개막된 최고인민회의 때만 해도 김 위원장은 입 오른쪽 꼬리가 올라가는 등 마비 후유증이 남아있는 모습이었고 머리숱도 많이 빠졌다.

하지만 8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만날 때는 마비를 완전히 극복한 듯 보였다. 또 3월에 김일성대 수영장에 나타난 김 위원장은 심하게 야윈 모습이었지만 그런 상태에서 올 상반기 현지지도 활동은 작년보다 3배나 늘었다. 마비가 풀리고 살이 급속히 빠진 뒤 탈모 현상이 오며 동시에 활동량이 크게 늘어난 것이 암페타민 복용자에게 나타나는 증세라는 것이다. 암페타민에 메틸기(CH3)를 추가하면 메스암페타민이 되는데 둘의 효과는 비슷하지만 중추자극 기능은 후자가 더 높다.

암페타민은 뇌중풍 발병 후 시간이 지난 뒤에도 마비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는 첫 치료제로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연구가 진행되기도 했다. 그러나 암페타민의 중독성과 위험성은 풀기 어려운 문제로 남아있다. 김 위원장이 암페타민으로 뇌중풍을 극복했을지는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적지 않다.

윤병우 서울대병원 신경과장은 동물 실험에서 상태가 좋아졌고 사람을 대상으로 소규모 임상시험에서는 효과가 있었다는 보고가 있어 일부 재활의학 쪽에서 쓰기는 한다면서도 그러나 국내는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도 뇌경색 치료에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성하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