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현지 시간) 세계은행(World BankWB) 지배구조를 개혁할 때 경제규모에 비해 저평가돼 있는 한국의 투표권이 현재보다 늘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과 WB의 제64차 합동 연차총회(6, 7일)에 참석하기 위해 터키 이스탄불을 방문한 윤 장관은 이날 로버트 졸릭 WB 총재를 만나 이러한 의사를 공식 전달했다. 윤 장관은 또 졸릭 총재에게 한국은 앞으로 WB의 자본을 증액해 재원을 마련하는 데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은 WB에 19억 달러(약 2조2230억 원)를 출자해 1.01%의 지분을 갖고 있다. 반면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율(2008년 기준)은 1.5%다.
지난달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린 제3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각국은 국제금융기구의 지분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대를 이루고 WB 투표권의 3% 이상, IMF 지분의 5% 이상을 신흥 개도국으로 이전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윤 장관은 한국이 196070년대 WB 산하 국제개발협회(IDA)에서 빌렸던 차관 잔액 3500만 달러를 만기인 2022년에 앞서 연내에 상환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향후 G20 정상회의의 과제를 묻는 졸릭 총재의 질문에 윤 장관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중심으로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윤 장관은 IMF 연차총회에 앞서 3, 4일 열린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에도 참석해 IMF는 재정 지원과 특별인출권(SDR) 발행을 통해 세계 경제 회복을 직접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MFC는 IMF의 24개 이사국 대표로 구성된 최고위급 회의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