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군 소속 해커부대가 주목을 끌고 있다. 한국의 군, 정부기관, 연구소 등 주요사이트가 이들의 해킹에 잇따라 뚫리고 있다는 것. 북한의 해커는 어디서 어떻게 길러지고 있을까.
열 살 때부터 컴퓨터 수재 집중 양성
평양 중심부에 있는 평양학생소년궁전이나 광복거리 끝에 있는 만경대학생소년궁전이 해커 양성소다. 이 두 곳은 남한 대표단이나 관광객들의 단골 관광코스다. 방문객들은 컴퓨터 앞의 학생들을 격려하면서도 북한 해커의 상당수가 이들 속에서 나온다는 사실은 알지 못한다.
지금까지 북한의 대표적인 수재양성학교로는 평양1고등중학교를 비롯해 각 도에 하나씩 있는 1고등중학교가 꼽힌다. 하지만 컴퓨터 수재는 예상외로 북한의 예체능 특기생을 양성하는 금성1, 2고등에서 양성되고 있다. 이들 학교는 2001년부터 만 10세 이상의 학생들을 컴퓨터 수재로 양성하고 있다. 북한 함흥컴퓨터기술대학 교수 재직 당시 컴퓨터특기생 교육과정안 작성에 참여한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는 이들 특기생은 6년간 매년 500시간이 넘는 전문교육을 받는다고 말했다. 교육수준도 한국 컴퓨터공학 전공 과정 못지않게 높다고 한다. 이들은 학교 수업 후엔 곧바로 소년궁전 컴퓨터실로 옮겨가 실기를 익힌다. 이렇게 양성된 특기생 중 상당수는 군수경제 분야는 물론이고 국가의 최고 비밀인력인 해커로 키워진다. 상당수 컴퓨터 수재는 집에서 컴퓨터를 접할 수 있는 부유층 자녀들이다.
논란 부르는 북한 해커 규모
베일에 감춰진 북한의 해커 규모와 능력은 논란의 대상이다. 심지어 북한의 해킹 능력이 미국 중앙정보국(CIA)을 능가한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국정원, 기무사령부 등 한국 정보기관 당국자들의 입을 통해 북한 김일자동화대학(일명 미림대학)에서 해마다 해커를 100명씩 양성하며 중국에서 활동하는 북한 해커 규모가 1000여 명에 이른다는 정보도 흘러나온다.
하지만 이는 과장된 것이라는 증언도 있다. 김 대표는 평양 문수거리 평양산원 인근에 사이버전담부대가 있는데 후방인력까지 모두 합해야 600명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것은 중좌(중령)급이 조장을 맡은 몇 개조라면서 과거에는 개별 조 단위로 파견을 다니면서 활동했지만 이제는 아예 중국에 몇 개 팀이 고정으로 머무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몇개 조에 불과하다고 해도 이들이 조직적으로 동원되면 관리자 한두 명이 담당하는 대다수 사이트는 방어가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몇 년 전까지 북한에서 최고의 과학기술 엘리트 코스를 밟았던 탈북자 A 씨는 미림대학에는 컴퓨터 수재반 학생이 10여 명에 불과하고 전기, 기계, 통신 등을 다 합해서 해마다 기술 인력이 100명 정도 배출된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 기술 인력은 북한군 각 부대에 배속돼 해킹과 상관없는 직무를 수행하며 컴퓨터 수재반인 경우에만 해외 실습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미림대학 졸업생 전부를 해커로 보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이다.
해커 전담 부대처럼 묘사된 기술정찰국도 알려진 것과는 다르다. 북한군 정찰국은 전투정찰국과 기술정찰국으로 나뉘며 기술정찰국의 핵심부대는 통신부대와 도청부대이다. 기술정찰국은 평양 인근 승호리와 용성에 핵심기지를 두고 미군 통신 송수신 감청, 한국 방송 청취, 일본 방송 분석 등을 수행한다.